김두봉 신임 전북연합회장 “공든 탑은 절대 안 무너져… 연합회 고문·자문위원들 위촉할 것”
김두봉 신임 전북연합회장 “공든 탑은 절대 안 무너져… 연합회 고문·자문위원들 위촉할 것”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04.22 13:54
  • 호수 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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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조합장, 도·군정 자문위원, 장수군지회장 등 역임
현안은 독립된 노인회관 마련… 전북지사가 공개 약속

“연합회장은 지사와의 원만한 관계를 통해 행정지원을 많이 받아내고, 그 영향력이 지회까지 내려가게 해야 한다.”
2월 29일, 제15대 대한노인회 전북연합회장에 취임한 김두봉(81) 전 장수군지회장의 말이다. 도(道)로부터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 산하의 지회들이 그 덕을 입도록 하는 게 연합회장의 역할이란 말이다. 김 연합회장이 80 평생 걸어온 삶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런 역할에 최적임자인 듯싶다. 지난 4월 초 전주시 완산구 감나무길에 위치한 전북연합회 노인회관 회장실에서 만나 앞으로의 각오와 평범하지 않은 삶을 들었다.

-장수군지회장을 오래 했다.
“6년을 했지요. 장수군지회 건물을 다 지어놓고 완공을 못 본 게 좀 아쉽지만 모든 일이 다 때가 있고 더 큰 일을 맡았으니 섭섭한 건 없어요.”
-장수군지회장으로서 성과라면.
“제가 거기 가서 바로 노인대학 운영비를 500만원으로 올렸고 나중에 2500만원까지 늘렸어요. 도 연합회의 노인대학도 1500만원이지요. 전국에 그런 지회 또 없을 겁니다. 노인회관도 군수하고 얘기가 잘 돼 25억원 들여 연면적 300평의 2층 건물을 짓고 있어요. 장애인단체, 바르게살기운동 등 사회단체들도 입주할 겁니다. 노인회 덕을 보는 거지요.”
-2월 17일에 치른 전북연합회장 선거는 어땠는가.
“어렵지 않았어요. 연합회와 14개 지회의 대의원 45명 중 저를 지지한 분이 30명이에요. 경쟁했던 이들과 표차가 너무 커 미안할 정도예요. 지회장들이 돕고 나서준 점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선거는 항상 어렵다는데.
“제가 큰 선거는 안 해봤지만 30대 초반부터 선거로 잔뼈가 굵었다고 할까요. 1969년 최초로 리 단위의 농협이 면 단위로 통합되면서 치른 조합장 선거에 무투표 당선된 것을 비롯해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군정 자문위원에 당선된 경력이 있어요. 그것도 무투표로만 됐어요.”
-군정 자문위원은 무언가.
“군정의 장기발전전략과 정책결정 등 자문역할을 수행했어요. 군 단위의 명망 있는 이들 20~30명이 모여 1년에 한 번씩 선거를 해요. 10년간 이어지다 폐지되고 군의원이 생겼는데 그동안 내리 당선됐어요.”
-비결을 들려 달라.
“평상시에 (신뢰를)쌓아야지요. 무투표 그냥 주는 게 아니에요. 알만한 양반들하고 알고 지냅니다. 종로에 출마한 진안 출신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65)도 선거 기간 중에 전화로 격려하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축하전화하고 그랬어요.”

-연합회 현안은 무언가.
“제일 중요한 건 연합회 건물을 새로 마련하는 일입니다. 현재 들어가 있는 도립복지관 건물이 비좁고 뒷골목에 있어요. 전북의 180만 인구 중 노인이 34만명입니다. 제가 취임식 때 여러 사람이 보는데서 송하진 전북지사에게 ‘34만 노인 본산이 이래서 되겠나, 교통 좋고 널찍한 장소에 지어 달라’고 부탁을 해 확답을 받아놨어요.”
-또 다른 각오라면.
“연합회가 잘 되려면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전북연합회에 고문 제도도 없고 자문위원 제도도 없는데 그걸 만들어 선배들에게 자문도 받고 지역의 재력가로부터 경제적인 도움도 받을 계획입니다. 자문위원들은 20~25명의 젊은 분으로 구성해 이미 인사장을 보냈어요. 김규섭 전임 회장께도 고문으로 추대할 뜻을 전했고요.”
-지사와 관계가 잘 되는 것 같다.
“송 지사와는 전주고 선후배 관계로 그 전부터 알고지내는 사이에요. 이번 취임식에 초청장을 발송하지 않았지만 송 지사가 참석해 축사를 해주기도 했어요.”
-취임식이 성대했는가 보다.
“송 지사를 비롯해 김성주 국회의원, 김승환 교육감 등 모두가 참석해 축사를 해주었어요. 지회장으로서 선대 연합회장 취임식에 가보았지만 모두 와준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전북연합회는 14개 지회, 242개 분회, 6576개 경로당에 회원 약 21만명을 두었다. 전북은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다. 경로당광역지원센터, 일자리취업센터, 노인자원봉사센터, 복지관 등에서 직원 30명이 일한다. 경로당활성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2014년, 2015년 경로당활성화우수연합회 상을 수상했다.
-연합회 운영 철학은 무언가.
“성실하고 겸손하게 열심히 일하자는 겁니다. 공든 탑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살아오면서 깨달았어요.”

김두봉 연합회장은 장수군 계북면 출신으로 전주동중학교, 전주고등학교를 나왔다. 계북면 단위 농업협동조합장, 통일주체국민회의 1~2대 대의원, 장수군 정 책자문위원, 민주평통 장수군협의회장 및 중앙상임위원, 전북도정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북향교재단 이사장, 전북충효장학재단 이사장, 전북대발전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살아온 이력이 남다르다.
“월급쟁이는 농협조합장 3년 한 거밖에 없어요. 제 인생은 농촌계몽과 지역봉사 그리고 60대 넘어 여생 관리한 게 전부에요.”
-향교재단 이사장은 어떤 자리인가.
“전북에 있는 26개 향교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을 해요. 부동산이 주이지만 규모가 엄청 큽니다. 제가 향교 창건 600주년을 맞아 전국 234개 향교의 장들을 장수향교에 모아놓고 성대하게 기념행사를 치르기도 했어요.”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하도 많아서…. 무주 출신의 황인성 전 국무총리(1926~2010)가 국회의원 시절 제가 그 밑에 수석부위원장으로 있던 어느 날 당시 민자당 총재였던 YS(김영삼)가 장계면에 있는 백화여고에 대통령 선거 후보연설을 하러 왔어요. 제가 황 의원을 위해 강한 인상을 남겨줄 이벤트를 하나 생각해낸 게 기념식수였어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말을 듣는 ‘주목’을 심은 후 YS에게 ‘대통령이 되면 여기에 쓸 자리를 남겨놓았다’고 하자 YS가 입을 크게 벌리고 웃더라고요. 그날 확실히 점수를 따게 해주었지요. 그 후 황인성 선배가 국무총리, 민자당 총재로 승승장구했어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제가 황인성씨 멘토 역할을 했다고 자부합니다(웃음).”
-부근에 노인교육원을 짓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무주에 연수원을 짓는다고 해 가봤어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도 고맙지만 그런 자본을 이끌어낸 이 심 회장이 더 대단한 겁니다. 가만히 있으면 누가 그런 걸 지어준답니까.”
-100세시대, 1000만 노인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세계에서 가장 못살던 나라를 경제 규모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노인들이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게 현실이에요. 사회와 국가가 노인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노인도 스스로 자립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고 존경 받는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노인이 돼야 합니다.”
-중앙회에 하고 싶은 말은.
“중앙회장은 누가 됐든 대통령, 정부로부터 노인복지예산을 많이 얻고, 노인복지청을 하루 빨리 만들어 지원 많이 받아 대한민국 노인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야 합니다. 노인회와 노인이 관심을 받기 위해 열심히 활동해야 합니다. 이 심 회장이 부지런하게 그 역할을 잘 하고 계세요.”

김두봉 신임 연합회장은 주중에는 전주의 자그마한 아파트에서 출퇴근하지만 주말은 고향집에서 보낸다. 김 회장은 “전북에서 가장 작은 군인 장수군, 거기서 가장 작은 면인 계북면, 그곳에서도 가장 작은 마을인 매계리가 고향”이라며 “30호 쯤 되는 마을에 아버지가 70년 전에 지은 집에서 아내와 단둘이 지금껏 산다”며 웃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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