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 나라 노인이 求한다
위기의 이 나라 노인이 求한다
  • 정재수
  • 승인 2007.07.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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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이 높은 유명 텔레비전 드라마에는 감초 같은 명장면이 있다. 이순신, 왕건,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 영웅들이 큰 위기에 처해 망설이거나 방황하고 있을 때 머리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어줍잖은 무기를 들고 싸워보겠다고 투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영웅적인 지도자들은 대개 이때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들과 더불어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

문명이 발달한 지금은 물론 옛날과 다르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 일에도 노인들이 나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첨단 문명에 노인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년세대에는 젊은 세대가 없는 경륜이 있다. 고생도 할 줄 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도 나오는 것처럼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서서 목숨도 초개같이 버린다. 그러나 그렇게 몸을 던져 국가에 충성하기에는 사회가 많이 변했다.

노년세대의 경륜과 식견도 이렇게 바뀐 사회에 맞게 적용되어야 한다. 즉 나라가 위기에 처해가는 과정을 마냥 지켜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방향을 바꿔놓거나 제자리를 찾게 해줄 필요가 있다. 과학이 발달하고, 언론이 발달했으니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노인들도 그 신호를 얼마든지 감지할 수 있다. 경제위기로 치닫는 경우 올바른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거나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노년세대가 사회를 제어하는 가장 중요하고 위력적인 수단은 선거다. 지역감정이나 사회분위기에 휩싸여서는 안 된다. 그 옛날 머리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구국의 일념으로 일어나던 그때의 심정으로 투표용지와 붓 뚜껑을 잡아야 한다. 기초자치단체장 보궐선거에서 ‘따논 당상’으로 여기고 노인들을 안이하게 생각했던 후보가 낙마한 일화도 있다.

대통령 선거일은 아직 멀었다. 그러나 여권이든 야권이든 후보경선이다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다 하여 노인들을 선거판으로 몰아갈 것이다. 또 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도 접근해 오게 돼 있다. 어느 경우이건 후보에 대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면 나라를 구하는 심정으로 분명히 해야 한다. 결국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면 우리 같은 노인들이 구해냈다.

아이티 강국이다, 자동차왕국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심할 수 없고, 조선(造船)분야만 세계1등이라고 한다. 주변의 여러 나라 골프장마다 한국인들이 바글거린다는 말이 들린다. 언제 우리가 이렇게 흥청망청 했는가. 지금 위기를 느끼고 좀 더 신중하고 겸허해야 장차 우리가 더 큰 국가, 좀 더 앞선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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