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백미리공동체, ‘어촌 회생’ 모델로 부상
경기 화성 백미리공동체, ‘어촌 회생’ 모델로 부상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5.06 15:22
  • 호수 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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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체험마을로 소득 올리고 주민도 젊어지고

“경기도 화성시에서 조차 존재가 희미한 어촌마을이었는데 전국에서도 유명한 체험마을로 바뀌었어요.”
지난 4월 25일 경기 화성시 백미리공동체는 김호연(53) 위원장을 중심으로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갯벌체험을 하기 위한 손님이 늘어나서다. 이날 2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백미리 앞 갯벌에서 조개를 캐며 생태체험을 즐겼다. 아이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백미리 주민들의 웃음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했다. 2009년 평균연령 70대 주민 50여명이 힘겹게 이끌던 마을인 백미리가 어촌체험마을 운영을 시작한지 7년 만에 지역 대표 휴양지로 완전히 정착한 것이다.

▲ 전국 100여개 어촌에서 운영 중인 체험마을이 고령화로 고민 중인 어촌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 백미리어촌체험마을에서 바지락 캐기를 체험하는 아이들과 이를 지도하는 백미리 어르신들의 모습.사진=조준우 기자

갯벌체험 관광상품화 40억원 수입… 양식장 건설에 재투자
노인들만 있던 동네 젊은이 몰려… 주민수도 두 배로 증가

고령화와 어가 소득 감소로 생기를 잃던 어촌이 체험마을 운영을 통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해양수산부가 2009년 내놓은 어촌체험마을이 지난해 관람객 100만 명을 유치하면서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2015년 전국 106개 어촌에서 운영하는 체험마을에 100만5000여명이 다녀갔고 체험 소득도 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가장 많은 관람객을 유치한 마을이 백미리공동체(어촌계를 의미)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이 작은 마을이 지난해 유치한 관람객은 20만 명에 달한다. 백미리공동체는 마을 소득 원천이던 굴과 바지락 등 지역 특산물 생산량이 줄면서 마을경제가 침체에 빠졌다. 또 일자리가 없어 젊은 인력이 유입되지 않다 보니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됐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갯벌체험을 중심으로 한 체험마을이다. 체험안내센터와 주차장 등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조성하고 도시민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바지락 캐기, 망둥어 낚시, 갯벌썰매, 카약·스킨스쿠버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갓 잡은 해산물로 만든 바지락 칼국수, 망둥어 조림 등을 판매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백미리공동체가 체험마을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40억원. 체험마을을 관리하는 직원 8명의 인건비와 관리비를 제외한 순수익만 해도 7억원에 달한다.
주목할 부분은 어촌인구가 늘고 어촌체험마을 수입을 갯벌에 투자하면서 어가 소득 증대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백미리공동체 회원 수는 124명으로 운영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평균연령도 50대로 내려갔다. 체험마을 수입으로는 종패(씨를 받기위해 기르는 조개)를 구입해 살포하고 새꼬막, 김 양식장을 건설했다. 이로 인해 마을 어가소득도 3500만원에서 61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또 많은 관람객들이 오가면서 침체됐던 마을 분위기도 되살아났다. 횟집, 민박, 펜션, 매점 등이 곳곳에 들어서면서 백미리는 활기찬 마을로 탈바꿈했다.

▲ 김호연 회장(앞줄 오른쪽)과 백미리 젊은 주민들.

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김춘옥(66) 씨는 “노인들이 대부분이라 대화도 별로 없던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놀러오면서 시끌벅적해졌다”면서 “경로당에 놀러갈 틈도 없이 바쁘게 지내게 된 것을 다들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백미리의 성공은 호주, 미국에도 전수될 정도로 어촌 관광화의 성공적인 롤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백미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해수풀장과 염전 체험장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체험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김호연 위원장은 “무분별한 개발을 통해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보호하면서 여기에 생태체험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미리공동체 외에도 매년 10월 뻘낙지 먹물 축제를 유치하는 충남 서산 중리어촌체험마을과 영화 실미도 촬영지와 연계해 갯벌체험을 특성화한 인천 중구 포내어촌체험마을, 매년 7~9월에 열리는 전어축제로 관람객을 사로잡은 경남 사천 대포어촌체험마을 등이 매년 수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고령화를 극복하며 어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해수부 역시 어촌체험마을의 내실을 다져 어촌 고령화를 극복해 나갈 예정이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서비스, 숙박, 음식 부문을 평가해 등급을 결정하는 등급제를 점차 확대하고 성수기 외 4계절 운영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비성수기에도 체험객이 어촌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오운열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어촌이 믿고 찾을 수 있는 휴양의 공간이자 세계인에게도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어업인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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