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6년만에 제7차 노동당 대회…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등 9개 감투 써
북한 36년만에 제7차 노동당 대회…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등 9개 감투 써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5.13 13:37
  • 호수 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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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5월 6~9일 개최한 북한 제7차 노동당 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노동당 위원장’으로 새롭게 추대하는 등 총 9개의 공식 직책을 그에게 맡겼다. 1980년 6차 대회 이후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회에 대해 적지 않은 의문과 우려가 교차했지만, 예상대로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의 구축이 결론이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북한 최고수위로 높이 받들어졌고, 안보전략과 관련한 자신의 치적은 그 밑바탕이 됐다. 김정은 체제 이후 두 차례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이번 노동당 대회를 통해 광범위하게 선전됐으며, 나아가 북한 헌법의 상위 개념인 노동당 규약에 핵 보유국임을 천명함과 동시에 핵‧경제 발전 병진노선을 항구전략으로 명기했다.
북한은 노동당을 ‘인민대중의 모든 정치조직들 중 가장 높은 형태의 정치조직’으로 규정해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주요 정부 기구들을 당의 영도 하에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는 당의 노선과 정책을 세우고 그 집행을 지도하는 당 속의 최고지도기관으로 꼽힌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오늘 우리 당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주체혁명 위업의 최고승리를 앞당기기 위한 총진군을 힘 있게 다그쳐나가고 있다”며 “전체 대회 참가자들, 인민군 장병들과 인민들의 한결같은 의사를 담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할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노동당 위원장’ 외에도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다시 추대됐다. 이는 모두 북한의 최고 권력 기관인 조선노동당의 주요 직위로, 그가 당의 구석구석까지 한 손에 장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밖에도 군부를 통솔하는 ‘인민군 최고사령관’과 ‘인민군 원수’, 정부 행정조직으로 군을 통제하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입법권을 행사하는 최고기구인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등 4개의 공식직함을 더 보유하고 있다.
김정은은 폐회사를 통해 “우리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불패 위력을 힘있게 보였다”며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사회주의 위업, 주체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거침없는 신념을 만천하에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선노동당 7차대회는 주체혁명 위업 수행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회주의 위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새로운 이정표였다”며 “우리 당은 김정일 장군님을 영원한 수반으로 높이 모시고 혁명사상과 혁명업적을 견결히 옹호 호소하며 끝없이 빛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을 3명에서 5명, 상무위원을 포함한 정치국 위원은 15명에서 19명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을 7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등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당 중심의 통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초 예상했던 대대적인 세대교체는 아니였지만 지난 4년간 진행해 온 ‘김정은 사람들’로의 연장선상에서 인적 쇄신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부분은 최룡해이다. 그는 박봉주 내각 총리와 함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재진입했다. 5명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 김영남과 박봉주가 내각을 대표하는 인물이고, 황병서는 군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했을 때, 최룡해는 당을 대표한다고 간주할 수 있다. 최룡해가 실질적으로 당내 2인자로 자리를 굳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외무성 관료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이수용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중 8번째로 호명됐고, 당중앙위원회 정무국 부위원장과 부장에도 선출됐다. 외무성 부상인 이용호는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수용은 1988~2010년 스위스 대사 등을 역임하며 김정일의 절대 신임을 받았고 김정은 남매의 유학 시절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용은 와병설이 도는 강석주 전 국제담당비서의 자리를 대신 맡아 김정은 시대의 대외 정책 전반을 관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정은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경제·핵 병진노선’을 공식 채택하면서 핵무기의 소형화·다종화 실현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유엔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제사회에서의 대결 구도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한층 격화되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의 고립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지만 분명한 건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것은 한층 권력 기반이 공고화된 김정은 정권이라는 점이다. 당장 제재 압박을 거둘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남북관계의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선 핵 무장을 이룬 북한의 군사위협에 대한 평가와 대응체제를 가다듬는 게 급선무지만,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출구전략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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