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은 예수를 통해 얻고 행복은 효를 통해 받아요”
“구원은 예수를 통해 얻고 행복은 효를 통해 받아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05.20 11:25
  • 호수 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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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훈장 받은 최성규 인천순복음교회 담임목사

16년째 소외계층, 홀몸 어르신 등 1000여명에게 세뱃돈 드리고 잔치
기독교 바탕의 효 운동 전개… 효 대학교 등 20여개 단체 설립·운영

최성규(75) 인천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의 양복 상의에는 뭔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오른쪽 깃에는 자그마한 카네이션 배지가, 왼쪽 깃에는 축소된 국민훈장과 ‘HYO 하모니’란 글이 적힌 원형 배지가 있었다. 그만큼 나누고 베풀며 감사하는 일이 많다는 걸 말해준다. 지난 5월 중순,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최 목사를 만나 올해 어버이날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얘기부터 들었다.

-소감은.
“한 게 별로 없는데 이렇게 상을 받게 돼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해요. 효도로 목회자가 훈장을 받은 것은 제가 처음이 아닌가 싶어요.”
-‘경로효행실천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수상 이유다.
“해마다 어르신 잔치를 베푸는 등 20년 넘게 효 운동을 벌여온 보람을 느낍니다.”
최 목사는 2000년부터 매년 설에 10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전달해오고 있다. 쌀 1500포와 연탄 10만장을 소외계층과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장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또, 효행봉사상을 제정해 1995년부터 효행·봉사·극기 3개 부문으로 상금(대상 200만원, 각 부문 100만원씩)을 수여하고 격려해오고 있다. 수상자가 239명에 이르고 이들은 효 운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효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년) 때 마지막에 극적으로 구출된 젊은이들이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모두가 효녀효자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부터 기독교적인 효를 연구하기 시작했지요.”
-기독교적인 효라면 무엇을 말하나.
“효의 원전은 성경입니다. 효를 가르친 공자는 기원전 551년 분이지만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십계명을 가르친 모세는 공자보다 거의 1000년 앞섭니다. 구원은 예수를 통해 얻지만 행복은 효를 통해 받는다고 믿습니다.”

최 목사는 세계 최초의 성산효대학원대학교 설립(1996년․명예총장)을 비롯 ‘효나눔복지재단’ ‘한국효행봉사단’ ‘한국효운동단체연합회’ ‘성산청소년효재단’ 등 20여개의 효 관련 재단 및 단체,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해왔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는 효학과·신학과·사회복지학과 등을 두었고 지금까지 명예박사 20명, 박사 49명, 석사 855명을 배출했다.
-가슴의 ‘HYO(효)’ 배지는 무슨 뜻인가.
“HYO는 Harmony of Young & Old의 이니셜이자 ‘효’를 영어로 표기한 겁니다. 한자의 효(孝)는 유교적인 개념이 강하지만 영어의 효는 남녀노소 모든 세대의 조화를 중요시한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 교회에서 효를 이야기하니까 며느리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어른을 공경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온 사회를 묶어주는 하모니 즉, 조화와 화해가 성경적 효의 정신이라고 설득했지요.”

그는 ‘성경적 효’를 일곱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김’ ‘부모·어른·스승 공경’ ‘어린이·청소년·제자 사랑’ ‘가족 사랑’ ‘나라 사랑’ ‘자연 사랑·환경보호’ ‘이웃 사랑·인류봉사’ 등이다. 하나님, 자연, 인간의 조화와 사랑인 셈이다.
-노인이 신앙을 가지면 어떤 점이 좋은가.
“대부분의 노인은 장래에 대해 불안을 느낍니다. 젊었을 적에는 꿈과 희망이 있지만 노인이 되면 언제 죽을까 하는 두려움만 남습니다. 노인이 신앙을 가지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요. 왜냐 천국의 소망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노인의 자살률이 높은데.
“노인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현재의 어려운 현실만 보니까 그런 겁니다. 자살을 하면 천국에 가지 못해요. 자기 생명을 자기가 죽이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해요. 신앙을 가지면 나이 들어서도 자기 몸을 귀하게 여깁니다. 젊었을 적에만 귀한 게 아니라 나이 들어서도 자기 몸을 스스로 보살피는 거지요. 교회 나가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통계가 최근에 나왔다고 해요.”
-성직자가 가장 오래 산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목사가 육체적으로는 제일 고통스럽지만 가장 오래 산다고 해요. 마음의 평화 때문이라고 봅니다.”
-목사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말은 생소하게 들린다.
“목사들은 24시간 근무하는 셈이에요. 쉬는 시간이 없어요. 마치 119대기조와 같다고 할까요. 언제 신자에게서 전화가 올지 모르니까요. 환자 기도해주러 가기도 하고 심방도 하고 그래요. 주일예배만 보고 목사들은 일주일 중 하루만 바쁜 줄 아는 분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웃음).”

최성규 목사는 어려운 환경에서 컸다. 6·25 때 부친을 여의고 10대 때 가장 역할을 하며 어머니를 모신 효자로 소문났다. 30세 때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듣고 개신교 신자가 됐고, 40세에 목사가 됐다. 1983년 인천에 지(支)교회를 세운 후 현재에 이르렀다.
-목사 되기 전에는 무얼 했나.
“화장품 세일즈를 하고 화장품회사 사장도 했어요. 새한화장품이라고 지금은 없어졌지요. 화장품을 팔려면 포장도 중요해요. 화장품 박스 디자인도 하고 인쇄도 해야 하는데 그거 전문가에요. 미술대학도 안 나온 제가 1970년, 한국디자인포장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목사가 된 계기는.
“기독교를 믿으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걸 나만 가질 수는 없다, 가족과 친지들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목사가 됐어요. 목사가 되니까 다른 직업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더라고요.”
-효 성경, 효 찬송가도 발간했다는데.
“기존의 성경에 효와 관련된 걸 추가한 겁니다. 효 찬송가도 기존의 찬송가에 제가 좋아하는 노래 37곡을 추가한 거예요. 3·1절과 광복절 노래, 애국가, 졸업가 등이 다 들어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평신도 때는 요한3서 2절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됨 같이 네가 범사에 잘 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이고, 목사가 된 이후로는 시편 133편 1절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에요.”
-우리 사회의 빈부·세대·이념 간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하나.
“서로 양보하고 나눠주어야 해요. 인생은 51대 49에요. 이긴 사람은 51%만 먹고 진 사람에게 49%를 양보해야 합니다. 양보와 나눔의 사회가 되면 그 사회는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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