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카트 타는 ‘야쿠르트 아줌마들’
전동카트 타는 ‘야쿠르트 아줌마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5.20 13:43
  • 호수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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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업무환경이 발전을 거듭하며 전동카트를 타고 배달하는 등 첨단을 달리고 있다. 사진은 배달에 나서는 야쿠르트 아줌마 서임정씨.

전동카트 탄 뒤 생산성 높아져… 원동기 면허 취득 열풍
홀몸노인 살피는 복지 역군으로도 활약… 3만여 어르신 혜택

‘야쿠르트 아줌마’인 방송희(53)씨는 그간 매일 6시간이 넘도록 배달 카트를 끌고 경사가 가파른 골목길을 오가야 했다. 하지만 전동카트를 사용하고부터 배달 시간이 4~5시간으로 줄었다. 그 덕분에 남는 시간을 고객 유치에 활용해 정기 배달 고객이 20~30가구 정도 늘었다.
아파트 단지 고객들이 많은 서임정(55)씨도 마찬가지. 그는 “한 달 전동카트 유지비로 4만원 가량 들지만 그것을 감수할 만큼 매출도 많이 증가했다”며 “최근엔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아주는 어플도 많이 퍼져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만족했다.
올해로 45년째를 맞은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업무환경이 첨단을 달리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하면 흔히 챙이 넓은 모자와 살구색 옷을 입고 큰 카트를 밀고 다니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요즘 그들은 원동기처럼 움직이는 전동카트를 몰고 곳곳을 누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4년 12월부터 일선 야쿠르트 아줌마들에게 전기모터가 장착된 충전식 전동카트를 보급했다. 1000억원 가량의 개발비로 탄생한 이 카트는 세계최초의 구동형 냉장고이다. 용량은 220리터로, 24시간 냉장시스템이 탑재돼 야쿠르트(65ml)를 2000개 이상 적재할 수 있고, 외부에서 온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발판 위에 탑승해 자전거처럼 핸들만 좌우로 움직이면 될 정도로 조작이 간편하지만, 현행법상 자동차 운전면허나 원동기 면허, 다륜구동(경운기) 면허가 있어야 운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야쿠르트 아줌마들 사이에선 원동기 면허 따기가 한창이다. 일의 능률과 매출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는 약 1만3000명으로, 전국 600개 영업점에 4000여대의 신형 전동카트가 보급된 상태다. 한국야쿠르트는 오는 2017년까지 900억원을 들여 전동카트를 1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듯 고객들과의 거리를 점차 좁혀가는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노인복지의 파수꾼이기도 하다. 한국야쿠르트는 1994년부터 홀몸어르신 돌봄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 영업점 소속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매일 제휴를 맺은 지역 노인들에게 발효유 제품을 전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노인을 주민센터나 119에 알려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한다.
12년 전 서울 광진구청과의 협약을 통해 1104명의 독거노인을 돌보며 처음 시작된 이 사업은 이후 홀몸노인 복지를 위한 효과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으며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단위로 확대됐다. 현재 수혜대상은 3만여명까지 증가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그간 수많은 유가공업체의 공세에도 한국야쿠르트가 1969년 창사 이래 발효유 시장 1위를 굳건히 수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방문판매조직인 ‘야쿠르트 아줌마’들의 공이 크다”면서 “한국야쿠르트는 이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를 통해 변화와 혁식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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