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이 문화탐방 숙소로 변신한다
경로당이 문화탐방 숙소로 변신한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6.17 10:58
  • 호수 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 경로당광역지원센터 피서철 ‘고향의 집’ 사업 시범운영

부산의 한 초등학교 동창회는 올해 8월 초 경남 함양군 금계경로당으로 부부동반 피서를 떠난다. 이 지역 출신 회원의 제안으로 경로당에서 1박2일간 머물며 농촌체험, 둘레길 산책, 계곡 캠핑 등을 즐기기로 했다. 인원이 30명을 넘어 처음엔 숙박문제가 걸렸으나, 경로당에서 2개의 객실을 제공한다고 해 바로 숙박을 결정했다.

▲ 대한노인회 경남 경로당광역지원센터가 피서철을 맞아 관내 경로당을 숙소로 제공하는 ‘고향의 집’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 사진은 산청군 금서면 가현경로당 전경과 내부 및 인근 오봉계곡의 모습.

경남 10개 경로당 숙박시설로 개방… 이용료 대신 자발적 후원금
경관 뛰어나고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 제공… 주말 예약 70% 넘어

여름휴가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저렴한 비용의 특별한 피서를 원한다면 올 여름엔 경로당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대한노인회 경남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이하 경남경로당지원센터)는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도시민들에게 경로당을 개방한다. 관광지로 유명한 경남도 내 7개 시·군 경로당 10곳을 ‘고향의 집’으로 선정해 이용객들의 숙박시설로 활용하고, 지역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경남경로당지원센터 옥명근 팀장은 “올해 처음 시범운영 되는 이 사업은 해당 경로당 활성화 및 자립화를 도모하고, 더불어 지역경제에도 이바지하기 위해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평일 예약률은 저조한 편이지만 주말 예약은 70% 이상 이뤄진 상태다.
남해군 남면 홍현1리경로당은 주말 예약이 거의 끝났다. 서포 김만중 선생 유배지, 고기잡이 체험 및 일출명소인 석방렴, 남해 금산 봉우리 등 빼어난 주변경관과 호텔을 연상케하는 깨끗한 내부시설이 높은 예약율에 한몫 했다.
부진한 평일 예약률은 피서객이 붐비는 8월 경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숙박 예약은 경남연합회 홈페이지(www.knoldman.or.kr) 및 해당 경로당 전화로 받고 있다.
이용객들에겐 1박2일간 지역 관광지 체험 등 프로그램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내용은 경로당 여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며, 일부 관광 프로그램은 지역 업체 등과 협력해 진행된다.<표 참고>

해당 프로그램 일정은 이용객의 기호에 따라 유동성 있게 변경할 수 있다.
숙소 방은 최소 5명부터 최대 30명까지 지낼 수 있는 규모다. 경로당 내 취사시설 이용도 가능하며, 에어컨 등 냉방시설, 샤워실, 바비큐가 가능한 야영공간 등도 갖췄다.
지역 유지 등으로 구성된 ‘컨설턴트’들은 사업 운영에 대한 자문 및 홍보를 돕는다. 실무를 맡은 경로당 회장·총무 등은 올해 2~5월 집중교육을 통해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상태다.
고향의 집 사업 중 가장 특이한 부분은 숙박비 지불방식이다. 이용료를 손님들이 자율적으로 내도록 했다.
경남경로당지원센터 관계자는 “‘고향의 집’ 이용객의 대부분은 출향인사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이 자발적으로 경로당에 ‘후원금’(협찬금)을 내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수익금 전액은 해당 경로당으로 귀속되며, 후원금 규모는 일반 숙박비용의 절반 이상을 넘지 않는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로당 회원들에 대한 배려도 눈에 띈다. 사업 운영 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이 2개 이상인 경로당만을 선정했다. 회원들은 피서객이 떠난 후 뒷정리 등 업무를 돕는다.
일부 지역 숙박업체들은 경로당을 임대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숙박비를 ‘후원금’ 명목으로 받는다는 점, 본 사업이 경로당활성화를 위한 공공목적의 사업인 점 등을 설명해 오해를 풀었다.
경남경로당지원센터는 시범운영 후, 9월 말 종합분석을 통해 본 사업이 해당 경로당의 자립과 농어촌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다. 또 대상 경로당별 성과를 산출해 지정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성과가 낮은 경로당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철저하게 논의할 방침이다.
경남경로당지원센터 정기방 센터장은 “운영결과에 따라 우수한 경로당은 사회적기업으로 육성 발전시킬 방안을 강구하고, 마을기업과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연 기자 leesy@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