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예술하기 딱 좋은 나이네!
팔순, 예술하기 딱 좋은 나이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6.24 13:57
  • 호수 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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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집 내고 전시회 연 최규석 어르신 화제
▲ 최규석 어르신의 작품.

젊은 신학도를 양성하는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학교 마포삼열기념관 1층에선 지난 6월 10일부터 24일까지 한 신인작가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직접 쓴 시를 넣은 시화를 비롯해 풍경이 아름다운 산과 건물을 서양화와 한국화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 20여점이 전시장을 수놓았다. 놀랍게도 전시회의 주인공은 올해 팔순을 맞은 최규석 어르신이다.
70대 중반을 넘어 시작한 시와 그림을 모아 시화집을 내고 전시회를 연 최규석 어르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노인복지관 등에서 미술을 배운 어르신들이 단체로 전시회를 여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단독으로 여는 경우는 드물고 시와 그림을 동시에 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제약회사와 기능성 식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다녔던 최 어르신은 지난 2004년 현역에서 은퇴를 했다. 이후 매일같이 등산을 하면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던 최 어르신은 2010년 불현듯 시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 풍경을 바라보던 그의 마음속에 삶에 대한 성찰과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을 글로 남기고 싶은 시심(詩心)이 생긴 것이다. 무작정 펜을 쥐고 시를 써온 최 어르신이 현재까지 기록한 시는 30여편에 이른다.
최 어르신이 그림을 그리게 된 사연도 시에서 비롯됐다. 2014년, 한동안 시상에 떠오르지 않자 고민에 빠진 그는 자신이 바라본 풍경을 자신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것도 한 편의 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 어르신은 그길로 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미술반에 등록해 서양화를 배우기 시작했다.
학생시절 미술수업 이후 처음 붓을 잡은 그는 초반에 다소 애를 먹었지만 매주 두 편 이상 습작을 남기는 열정을 발휘했고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서양화가 손에 익자 한국화도 배우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현재까지 20여편의 작품을 그렸다.
최 어르신은 전시에 앞서 이렇게 탄생한 시 30여편과 20여편을 모아 ‘거기도 계시더니이다’란 제목의 시화집을 냈고 대표작을 선별해 이번 전시에 내걸었다. 또한 전시회에서 공개한 작품들은 희망하는 지인들에게 무상으로 기증할 예정인데 벌써 예약이 다 찼다는 후문. 최 어르신은 “아직 이름 없는 무명작가지만 늦게 익힌 재능을 이용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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