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식단, 한 끼 단순하게 구성하고 자주 바꿔야
채식 식단, 한 끼 단순하게 구성하고 자주 바꿔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6.24 14:00
  • 호수 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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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만으로 사는 법
▲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과 친환경적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채식을 하는 인구가 점차 늘고 있다. 사진은 사람들이 한 채식뷔페에서 음식을 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달걀‧생선 먹는 채식유형도 있어… 성인병에 좋지만 영양 불균형 유발
과도한 채식은 비타민B‧D 결핍 불러… 렌틸콩‧시금치, 단백질 보충에 도움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채식 인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회에 따르면, 약 50만명 정도가 현재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 유제품, 생선, 특별한 경우에만 조금씩 육류를 먹는 사람까지 합하면 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현대인들에게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야기지만 광우병이니 조류독감이니, 요즘처럼 육류 식재료에 대한 소식이 흉흉한 시대에 채식은 건강을 위한 안전지대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는 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채식 전환을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건강하게 채식하는 법을 소개한다.

◇다양한 채식 유형
흔히들 채식주의자라고 하면 동물성 식품은 전혀 먹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채식주의자 중 상당수가 달걀이나 우유와 같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고 있다. 즉, 채식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자신에게 맞는 채식 유형은 스스로 채식을 하는 이유와 신념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비건’은 식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가르키는 말로 육류‧생선은 물론 유제품‧ 달걀과 같은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 ‘오보 베지테리언’은 달걀을 제외한 동물성 식품과 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말하며, ‘락토 베지테리언’은 육류와 동물의 알은 섭취하지 않고 유제품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의미한다.
‘락토-오보-베지테리언’은 고기는 피하고 달걀과 유제품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이며, ‘페스코 베지테리언’은 고기를 제외한 생선‧달걀‧유제품을 먹는 채식주의자, ‘세미 베지테리언’은 유제품‧달걀‧생선을 비롯해 닭고기‧오리고기 등 가금류만 먹는 채식주의자를 말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채식을 하지만 경우에 따라 고기와 생선을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도 있다.

◇채식의 효과
채식을 하면 혈압이 안정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어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이는 채소에 함유된 다량의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이 암 예방에 효과적이고, 체내 포화지방 수치가 감소해 혈관과 심장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육류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당뇨, 고혈압, 비만 등에 쉽게 노출되므로 질병이 있는 육식주의자라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채식이 필요하다.
또한 채식은 변비를 해소시켜 주고 독소를 배출해줄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한결 가볍게 만들어준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사람도 채식을 시작하면 점차 개선되고 컨디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채식 전 주의사항
채식이 건강에 좋은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채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다양한 정보와 자신의 성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섣부르게 채식을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한 채식을 고집한다면 영양 불균형으로 건강을 잃기 쉽다.
채식을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화기다. 곡물과 채소 위주의 식단, 그리고 기름기를 줄인 조리법은 위장의 운동성을 증가시키고 배변을 원활하게 해서 변비에 도움이 된다. 의식 상태도 맑아지고 소화기에 부담을 덜 수 있지만 평소에 소화불량이 있거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있던 사람이라면 채식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채식은 비타민 D와 비타민 B의 결핍을 불러올 수도 있다. 비타민 D는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비타민 B는 몸속 대사 과정을 돕는 작용을 한다. 이들 모두 몸에서 합성되는 비타민이지만 채소와 같은 섬유질만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합성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비타민이 부족하면 관절이 붓는 골연화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평소 영양제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바른 채식 방법
올바르게 채식을 하는 방법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채소에는 단백질과 철분, 아미노산, 칼슘 등이 부족하므로 항상 결핍된 영양소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채식은 하루에 잡곡밥, 견과류, 종실류(들깨, 참깨, 흑임자, 호박씨 등), 해조류, 과실류를 고루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잡곡밥은 쌀밥처럼 빨리 씹어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잡곡밥을 처음 먹는 경우에는 국이나 물 없이 충분히 씹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 대신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렌틸콩, 시금치, 두부, 퀴노아 등이 있다. 둥글고 납작한 모양의 렌틸콩은 콩 중에서도 단백질 함유량이 특히 높은 음식인데, 일반적으로 콩 한 컵에 12~14g의 단백질이 들어있지만 렌틸콩 한 컵에는 스테이크 90g의 단백질 함유량과 비슷한 18g이 들어있다. 시금치는 영양분의 3분의 1이 단백질일 정도로 콩이나 소고기에 뒤지지 않을 만큼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특히 시금치의 단백질에는 ‘라이신’과 ‘트립토판’ 등 동물성 단백질과 비슷한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 채식주의자에게 꼭 필요한 음식이다.
채식 식단은 한꺼번에 많은 종류를 먹는 것보다 한 끼를 단순하게 구성하고 자주 식단을 바꾸는 것이 좋다. 조리 시간을 짧게 해 채소의 영양분 파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채소는 가급적 찌거나 데치는 게 좋으며, 채소를 먹을 때에는 항암‧항산화 작용이 있는 카로티노이드와 비타민C‧E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식재료도 가급적이면 유기농을 쓰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채소를 잘 씻은 후 소금물에 5분 정도 담가 헹궈서 사용하면 좋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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