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노인일자리,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
경로당 노인일자리,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7.22 14:35
  • 호수 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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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 주공14단지, ‘실버택배’ 사업 앞세워 협동조합 설립
▲ 경로당 노인일자리 사업이 발전을 거듭해 자체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경로당도 등장했다. 올 3월 협동조합을 설립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4단지경로당 이승희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순옥 노원구지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이 택배 분류작업장을 돌아보고 있다.

광주 광산 수완이지더원 경로당도 협동조합 만들어 특산물 판매

노후의 경제활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요즘, 경로당이 성공적으로 일자리 사업을 운영하고, 나아가 협동조합까지 설립하는 등 노인일자리 사업 창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4단지경로당(회장 이승희)은 7월 18일 현판식을 갖고, 협동조합으로서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승희 경로당 회장(협동조합 이사장)은 “경로당이 어르신들에게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면 이는 자연스럽게 회원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해 회원들과 논의 후 지난 3월 비영리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주공14단지경로당 협동조합의 주 사업은 2009년부터 시작한 ‘실버택배’ 사업이다. 해당 경로당을 비롯해 행정기관(노원구), 민간기업(CJ대한통운)이 함께 진행한다.
CJ대한통운 택배차량이 화물을 실어오면 20명의 어르신들이 이를 동별로 분류해 아파트 26개동 2265세대에 배송한다. 각자 일감을 나눠 순번에 따라 하루 500~1000개의 택배 물량을 소화하고, 월 50만~100만원(건당 500원)의 급여를 받는다.
노원구는 14단지경로당 협동조합의 사업이 안정화 되면 이를 면밀히 분석해 다른 아파트로 실버택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노원구 관계자는 “실버택배 사업은 노인일자리 제공 측면 뿐 아니라, 택배차량 진입이 어려운 아파트 단지 내 배송부담을 덜고, 단지 내 어르신들이 배송업무를 맡음으로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물건을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노인회 노원구지회는 경로당에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할 경우 구와 경로당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현판식에 참석한 이순옥 노원구지회장은 “주공14단지 협동조합의 사례는 우리 노원구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뒷받침들이 있음에도 이승희 회장은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운영·발전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현재 월 평균 배달건수는 1만5000여건. 여기서 실버택배 요원들의 급료를 정산하고, CJ대한통운에 지불하는 보험료와 파손된 물건에 대한 보상비(30만원 가량), 협동조합 직원 2명의 월급(각 60만원 가량) 등을 제하면 월 수익이 10만원 이하인 때도 있다. 조합의 힘을 키워가려면 월 배달건수를 2만건까진 늘려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승희 회장은 “앞으로 실버택배 사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 업무대행, 지역사회와 연계한 위탁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에는 광주 광산구 수완이지더원아파트경로당이 전국 최초로 경로당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경로당에서 홀몸어르신, 거동이 불편한 회원들을 돌보는데 관심을 쏟던 차상운 회장이 돌봄 비용 마련을 위해 떠올린 묘수였다.
뜻을 함께한 8명이 조합원이 씨앗기금 2200만원을 마련해 단지내 협동조합 사업장을 얻으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이후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매장을 열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약속했던 지역 농협의 지원이 끊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상운 회장은 로컬푸드 판매 사업을 계속 추진 중이다. 텃밭을 일구는 고령자들의 작물을 판매해주는 형태로까지 확대한다는게 그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조합원이 필요한데, 최근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소개해줬다. 이들을 조합원으로 유치해 업무 뿐 아니라 협동조합의 홍보도 맡긴다는 복안이다.
차상운 회장은 “경로당 협동조합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선 행정기관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앞으로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협동조합을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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