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전성시대, 도시락‧생수배달,택배 수령에 금융서비스도
편의점 전성시대, 도시락‧생수배달,택배 수령에 금융서비스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7.29 13:28
  • 호수 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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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잘 활용하면 도움
▲ 24시간 운영되는 소형 마트였던 편의점이 1인 가구 증가로 전성기를 맞았다. 택배수령, 금융, 배달 서비스 등을 갖추며 불황 속 나홀로 성장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한 여성이 편의점 씨유(CU)에서 도시락 등 각종 물품을 배달 받는 모습.

1인 가구 증가로 호기 맞아… 유통업계 침체 속 나홀로 성장
CU·GS25 등 점포 1만개 돌파… 배달 서비스도 노인에게 유용

3년 전 독립해 혼자 살고 있는 안순광(32) 씨는 매일 퇴근할 때 집 앞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을 구입한다. 걸어서 5분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어 최근까지 이곳에서 식료품을 구입해 직접 해먹었지만 남은 식재료를 버리는 경우가 많고, 조리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편의점 도시락으로 바꾼 것이다. 안 씨는 “질 좋은 도시락뿐만 아니라 과거와는 달리 값싼 제품도 많아 편의점을 자주 애용한다”며 “1인분 단위로 팔기 때문에 오히려 낭비도 적다”고 말했다.
정 씨의 경우처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소비트렌드가 소용량·근거리 쇼핑으로 변화면서 편의점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점포수를 계속 늘리면서 나홀로 호황을 맞은 것이다.
실제 편의점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편의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4.8% 상승한 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은 각각 2.7%, 6.3%씩 하락했다. 또 편의점업계 1, 2위를 다투는 씨유(CU)와 지에스25(GS25)의 점포수는 계속 늘어 최근 각각 1만 개를 돌파했다. 6월 말 현재 씨유가 1만106개, 지에스25가 1만40개의 점포를 거느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은 88서울올림픽 직후 처음 등장했다. 대형마트의 축소판으로 24시간 내내 문을 열어 담배, 음료수 등을 판매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몇 해 전부터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2세대로 진화하며 성장 가도에 접어들었다. 2세대 편의점은 PB(자체브랜드) 상품 확대, 도시락 등으로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융, 택배수령, 배달까지 시도
편의점업계는 보다 다양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상품 차별화에 이어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도입, 3세대 편의점으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업체들마다 이미 정착된 택배발송 서비스를 넘어 택배 수령, 금융 서비스, 전기차 충전 등 타업종의 서비스를 들여온 것. 또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즉시 환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에스25는 이베이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각 매장에 무인 안심택배함을 설치하는 ‘스마일박스(가칭)’ 서비스를 8월부터 시작한다. 대상 점포는 서울 시내 50개에서 시작하지만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택배 수령은 물론 반품도 가능하다. 씨유와 세븐일레븐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며 고객 유치에 나섰다.
금융서비스도 편의점 속으로 들어왔다. 씨유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디지털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을 서울대 서연점에 도입해 야간과 주말에도 체크카드를 발급받거나 인터넷 뱅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중 고령자가 가장 선호하는 건 배달 서비스다. 씨유는 배달 전문업체인 ‘부탁해’와 손잡고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CU멤버십’과 ‘부탁해’ 앱과 웹사이트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를 할 경우, 최대 40분 이내에 원하는 곳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달 이용료는 1500~3000원으로 거리별로 차등 부과된다. 주문이 가능한 상품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부터 직접 매장에서 조리한 피자와 치킨은 물론 소화제 등 일반의약품까지 200여 가지에 이른다. 씨유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유경욱(57‧서울 강남구) 씨는 “생수를 대형마트에서 사다 먹었는데 시간도 들고 무게도 만만치 않아 편의점에서 주문하게 됐다”며 “1L 단위 생수가 800원으로 가격도 마트와 큰 차이가 없어 자주 애용한다”고 말했다.
지에스25도 배달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와 ‘배달 서비스 및 간편결제 시스템 구축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유플러스가 구축 중인 전국 배달대행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편의점에서 근거리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할인행사, PB상품으로 가격도 저렴
최근 ‘편의점에서 제값주고 사면 바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편의점도 통신사 할인, 할인‧증정행사, PB상품 판매 등을 통해 대형마트 못지않은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가장 활발한 것이 ‘1+1’, ‘2+1’ 등 할인‧증정행사다. 씨유와 지에스25는 현재 식음료, 생활용품 등 500여 가지의 품목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에스25의 경우 충전용 카드인 팝(POP) 카드로 결제하고 통신사 할인 혜택까지 더하면 최대 63%의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 역시 매월 약 300종 이상의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뜨는 것이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제품이다. 가격도 저렴하면서도 일반 유통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는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PB상품은 과거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품질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인식으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맛과 품질이 NB 못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돼 경쟁력을 갖췄다. 캔참치 제조사인 동원F&B와 라면 제조사 팔도,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 3개사가 협업해 출시한 ‘PB동원참치라면’이 대표적이다. PB동원참치라면은 출시 일주일만에 20만개를 판매하며 반응도 좋았다. 씨유가 서울우유와 손잡고 소규격 요구르트의 4.5개 용량으로 만든 ‘CU 빅 요구르트’ 역시 매달 100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편의점마다 다양한 과자, 아이스크림, 생필품 등 다양한 PB상품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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