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예술로 눈앞에 펼쳐보인 ‘우주의 신비’
설치예술로 눈앞에 펼쳐보인 ‘우주의 신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8.05 14:58
  • 호수 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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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미술관 ‘프로젝트 대전 2016:코스모스’ 전
▲ 격년제 국제예술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우주를 소재로 한 8개국 14팀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루프닷피에이치의 ‘오스모’(위)와 한 호의 ‘영원한 빛-노아의 방주’.

미국 등 8개국 14개 작가 참여… 우주서 영감 받은 작품 28점 선봬
한지‧빛 이용해 만든 ‘노아의 방주’, 별자리 이용한 ‘오스모’ 등 볼만

‘코스모스’ 하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가을에 흰색‧분홍색‧자주색 등의 꽃을 피우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을 떠올릴 것이다. 이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의 뜻도 가지고 있다. 원래는 질서를 뜻하는 철학용어지만 현재는 광활한 우주를 뜻하는 말로도 많이 사용된다.
지난 7월 29일, 대전시립미술관에는 또 하나의 코스모스가 공개됐다. 14팀의 손에서 탄생한 28개의 작품들이 하나의 우주를 만들며 관람객들을 신비한 세계로 안내하고 있었다.
과학을 소재로 격년제로 열리는 국제예술전시인 ‘프로젝트 대전’이 올해는 ‘코스모스’를 주제로 11월 20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8개 국가에서 14팀이 참여해 28개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우주 역사와 사건’ ‘우주 시그널’ ‘행성탐험, 우주와 공간’ ‘물질로서의 우주’ ‘우주 그 이후’ 등으로 공간을 꾸며 우주의 다채로움을 예술로 그려냈다.
전시의 첫 번째 공간인 ‘우주의 역사와 사건’에서는 노리미치 히라가와(일본)와 한 호(한국)의 작품을 통해서 우주탄생과 성장,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성찰한다. 특히 한 호의 ‘영원한 빛-노아의 방주’를 눈여겨볼 만하다.
작품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모티브로 삼았다. 한지를 이용해 만든 큰 배에 다양한 빛을 투영해 문명의 혼돈, 전쟁, 기근, 이념적 분쟁, 인간의 타락 등을 표현했다.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선과 악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빅뱅으로 탄생한 별이 소멸하는 과정과도 닮아 있다.
‘우주 시그널’에서는 우주생명체가 보내는 신호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 작품을 소개한다. 이중 트로이카의 ‘일렉트로 프로브’와 세미컨덕터의 ‘자기장 실험’을 주목할 만하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트로이카는 코니 프리어, 세바스찬 노엘, 에바 루키로 구성된 젊은 3인조 예술가들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일렉트로 프로브’는 스피커 세트 주위로 전자장비를 원형으로 배치한 설치작품으로 일상의 전자기기들이 가진 각각의 고유한 전자파가 소리로 연주되는 독특한 작품이다.
4분 47초 분량의 비디오작품인 ‘자기장 실험’은 UC버클리의 NASA 우주 과학 실험실에서 일어난 액션을 녹화한 것으로 우주 과학자들이 그들이 발견한 자기장을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상 속 색깔을 입은 자기장은 우주 공간을 떠도는 운석처럼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행성탐험, 우주와 공간’에서는 아그네스 마이어 브랜디스(독일), 댄 굿즈(미국), 루프닷피에이치 등의 작품을 통해 광활한 우주를 탐색한다. 이중 루프닷피에이치의 ‘오스모’가 이색적이다.
루프닷피에이치(Loop.ph)는 디자인‧건축‧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동시대의 문제를 연구하고, 꿈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탐구하고 그 가능성을 실험하는 영국 팀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오스모’는 NASA가 제공한 3000여개의 별과 행성자료, 별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 본 우주를 경험할 수 있게 한 설치작품이다. 관람객들은 작품 안으로 들어가 내부에 투영된 우주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다.
‘물질로서의 우주’에서는 폴 프리드랜더의 ‘중력파장’을 주목할 만하다. 영국출신으로 물리학을 전공한 조명예술가인 그는 현재 연극, 음악, 조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중력 파장’은 카오스 이론 등 현대의 과학 지식을 적용해 제작한 작품으로 고대부터 이어져내려 온 이미지, 코드, 수학공식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무한한 ‘우주’를 표현하고 있다.
전시의 마지막인 ‘우주 그 이후’에서는 문경원‧전준호, 로렌스 말스타프의 작품을 통해 우주의 기원과 지구의 미래에 대해 살핀다. 특히 문경원‧전준호의 듀얼 스크린 필름(두 개의 화면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세상의 저편’은 인기배우인 이정재와 임수정이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품은 급격한 기후변화로 변해버린 미래의 환경에서 살아남은 생존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구 종말과 그 후의 암울한 미래를 통해 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탐구한 작품으로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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