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인구는 줄고 노인은 늘고
[연합시론] 인구는 줄고 노인은 늘고
  • 정재수
  • 승인 2007.07.27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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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엿보이지 않아 여간 걱정스럽지 않다.

통계청이 ‘세계인구의 날’(7월 11일)을 맞아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인구 전망과 한국의 장래 인구추계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노령화지수(0∼1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는 2050년 429로 세계 평균(82)의 5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노년부양비(15∼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 역시 2005년 13에서 2050년에는 72로 상승해 전세계 평균(25)은 물론 유럽 평균(48)보다도 월등히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령화지수와 노년부양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국이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된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게다가 남한 인구는 올 7월1일 현재 4800만 명으로 세계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7%(26위)이지만 2050년에는 4200만 명(0.5%, 44위)으로 줄고 북한까지 합하면 7200만 명에서 6700만 명으로 감소한다니 섬뜩한 생각마저 든다.

남한의 인구밀도는 2005년 현재 ㎢당 483명으로 도시국가와 소규모 섬나라를 빼면 방글라데시(1604명)와 대만(629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좁은 땅덩어리에 너무 많은 인구가 산다는 것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구가 갈수록 줄고 그나마 노동력이 떨어지는 늙은이들만 잔뜩 있고 어린이는 구경하기 힘든 나라가 된다는 것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의 영향으로 인해 현재 5% 안팎인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0년대에는 2%대로 떨어질 것으로 경고한 터다.

인구가 줄면서 나라가 늙어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술의 발달과 신약 개발, 보건 의식 향상 등으로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출산율은 자꾸 떨어지는 탓이다.

한국의 2005∼2010년 평균 기대수명은 79.1세로 세계 27위이고 여자 1명이 낳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970~2004년 사이에 3.34명이나 줄어 2005~2010년에는 세계 최저 수준인 1.13명까지 떨어졌다.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출산율은 다소 높일 여지가 있다.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출산과 육아, 그리고 교육의 어려움 때문이므로 이들 문제를 해결해 주면 된다. 물론 출산휴가제 확대와 보육시설 확충, 교육비 부담 완화 등 한결같이 만만치 않은 과제들이지만 민족의 명운이 달려 있는 만큼 국가적 시책으로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특히 보육시설 확충은 여성인력 활용 측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만큼 공공기관과 일정 규모 이상의 직장은 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노인인력 활용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년 연장과 함께 파트타임제와 임금피크제 등 다양한 근로형태를 도입해 나이 든 숙련공들의 활용도를 높이는 게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국가와 기업 모두가 상생하는 길이다. 2050년은 먼 훗날이 아니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서둘러도 결코 이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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