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사냥꾼 네명 모두가 여성
유령 사냥꾼 네명 모두가 여성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8.26 14:17
  • 호수 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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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스트버스터즈’ 2016년판

원작 32년만에 재현… 재미 살리고 특수효과 업그레이드

1984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3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 ‘고스트버스터즈’. ‘유령금지 표시’가 그려진 흰색 자동차, 영화의 마스코트를 담당했던 유령 ‘먹깨비’, 뉴욕 한복판에 나타나 관객을 혼비백산하게 만들었던 거대 유령 ‘마시멜로맨’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특히 독특한 개성을 갖춘 유령 사냥꾼 4명의 활약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유령 사냥꾼들이 32년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전작과는 달라진 것이 있다. 대원 4명의 성별이 전부 여자로 바뀐 것이다.
여성 유령 사냥꾼들의 코믹한 활약을 그린 영화 ‘고스트버스터즈’가 8월 25일 개봉했다. 이번 작품은 원작과 큰 줄기가 비슷하다. 초반엔 팀원 4명의 캐릭터를 소개하며 이들이 고스트버스터즈로 뭉치는 과정을 다루고 중반 이후에는 도시를 위기에 몰아넣은 유령들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는 물리학 박사 에린(크리스틴 위그 분)이 과거 초자연적 존재에 대해 쓴 자신의 책 때문에 교수직을 잃을 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자신과 함께 유령을 연구했던 친구 애비(멜리사 맥카시 분)를 찾고, 엔지니어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분)과 함께 유령 퇴치 전문 사무소를 꾸린다. 이들은 비서 케빈(크리스 헴스워스 분)을 채용하고 뉴욕 지하철역에서 일했던 패티(레슬리 존스 분)를 동료로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는데, 유령들을 추적하는 와중에 도시를 위협하는 배후 세력이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원작을 뛰어넘는 특수효과다. 제작진은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MIT공대 물리학자들에게 과학적 원리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 이러한 노력은 유령 잡는 장비를 비롯해 퇴치 장면 등 영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특수효과를 활용해 만든 유령들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여자 유령, 지하철 철로에서 등장하는 유령의 모습은 표정부터 동작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표현돼 흡인력을 높였다. 후반부 주인공 일행이 수많은 유령들과 싸우는 대규모 액션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지난해 개봉한 ‘스파이’를 통해 코믹 영화 진수를 보여준 폴 페이그 감독의 연출력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빛난다. 미국의 대표 코미디쇼인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 출신의 여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 호흡도 탄탄하다. 남자 비서 케빈 역으로 출연하는 크리스 헴스워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금발 백인 여성이 선보이던 백치미를 남성의 모습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이와 함께 원년 주인공 멤버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자주인공 외에도 여주인공 시고니 위버도 등장해 작품의 의미를 더했다. 원작에서 이곤스 펜들러(안경 쓴 사냥꾼)를 연기한 해롤드 래미스가 2014년 고인이 된 까닭에 출연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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