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노화 가능케 하는 ‘스마트 에이징’ 각광
똑똑한 노화 가능케 하는 ‘스마트 에이징’ 각광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8.26 14:25
  • 호수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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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 등장
▲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에이징’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안양시노인종합복지관 ‘힐링센터’에서 화면을 터치하며 진행되는 치매예방게임을 설명하는 남성 어르신(사진 왼쪽)과 대형 화면에 나오는 춤을 따라하며 동작인식 게임을 즐기는 여성 어르신들.

스마트 팔찌로 우울증 환자 외출 유도… 횟수 체크해 ‘금메달’ 수여
안양 노인복지관에 체험관… 각종 스마트 기기로 게임·운동 등 즐겨

길어진 노년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가운데 첨단 과학기술을 노후에 접목시킨 ‘스마트 에이징’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 에이징은 말 그대로 ‘똑똑하게 늙는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노화는 신체의 기능은 물론 지적 능력, 감각·지각 능력의 변화를 가져오는데, 스마트 에이징은 이를 예방하거나 떨어진 능력을 되찾는 등의 방법을 말한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에이징은 노인의 능력을 확장해 노인 스스로 자신을 돌보는 것을 가능케 한다. 최근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스마트 하우스, 스마트 휠스, 케어(돌봄) 로봇,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치매예방 프로그램 등이 스마트 에이징의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 하우스란 스마트폰 등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집의 기능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스마트 휠스는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휠체어, 자동차 등에 탑재하는 첨단기술을 뜻한다.
최근엔 국내에도 스마트 에이징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무인 자율 주행 자동차, 생활 보조 서비스 로봇 등 스마트 에이징을 선도할 10대 미래 유망 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바람을 타고 첨단기기를 활용하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비롯해 스마트 에이징을 체험하는 공간까지 등장했다.
수원시노인정신건강센터는 최근 자살 기도 위험이 높은 중증 우울증 환자들을 위해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금메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중증 우울증 환자들에게 스마트 밴드(팔찌)를 지급하고, 이를 경로당이나 공원 등에 설치된 ‘비컨’(근거리 무선장치)에 갖다 대 방문 횟수를 저장하도록 했다.
자녀들의 발길이 뜸해진 A어르신(82·여)은 3년 전, 유일한 대화 상대였던 남편마저 치매에 걸리자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나중엔 증상이 심해져 장롱에 수면제를 모아두는 상태까지 치달았다. 하지만 센터에서 스마트 밴드를 받은 뒤 외출이 늘었고, 경로당 등에 나가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증상이 빠르게 호전됐다.
수원시노인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우울증 환자들의 외출 시간을 늘리면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며 “자신이 정한 운동 목표를 달성한 환자에게는 금메달 스티커를 수여해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안양시노인종합복지관은 스마트 에이징 체험공간을 구축했다. 복지관 내부에 ‘힐링센터’를 만들고 각종 스마트 기기를 배치해 노인들이 인지력 향상, 신체 능력 향상, 심리적 이완 등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 8월 문을 연 이곳에는 하루 50여명의 어르신들이 다녀간다.
기자가 힐링센터를 방문한 지난 8월 23일엔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스마트 기기를 다루고 있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태블릿PC를 즐기는 한 어르신을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각각 두뇌운동 게임을 즐겼다.
태블릿PC로 블록맞추기를 하는 정하강(77·여) 어르신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매주 네 번씩 방문한다는 정 어르신은 “당뇨와 암 수술을 한 이후 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여기에 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웃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 쪽에서는 X-BOX 게임기를 이용한 볼링 게임이 한창이다. “스트라이크!” 대형화면을 보고 게임을 하던 이상호(72) 어르신이 소리쳤다. 매일 부인과 함께 이곳에 와 게임을 즐긴다는 그는 “볼링 한 게임을 하고나면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 옆 게임기에서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다. 이에 맞춰 3명의 여성 어르신들이 경쾌하게 춤을 췄다.
치매자가진단 게임을 하던 박완기(79) 어르신은 센터 입구에 놓인 대형 스크린으로 향했다. 스크린 하단에 자신의 이름이 적힌 리더기(카드)를 대니 화면에 가상의 공간에서 자라는 식물이 등장했다. 박 어르신은 “센터에 올 때마다 항상 물과 영양분을 주고, 환기도 시키며 정성스럽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관계자는 “인구고령화 속도만큼 의학·과학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건강, 안전, 편리성 등을 갖춘 스마트 에이징 기술들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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