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관계 맺기에 권태를 느끼는 20대
사람과 관계 맺기에 권태를 느끼는 20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9.23 13:38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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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36>

 사람과 관계 맺기에 권태를 느끼는 20대
신조어-관태기

20대의 직장인 A씨는 혼자 하는 것이 좋다. 혼자 쇼핑을 하거나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 등 모든 것을 혼자 하지만, 외롭기는커녕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다.
A씨처럼 대인관계에 미련을 두지 않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인간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20대의 모습을 비유한 ‘관태기’(관계+권태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관태기를 느끼는 이들은 대부분 자발적인 ‘외톨이’가 되길 원한다. 새로운 관계를 의도적으로 피하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를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대 남녀 4명 중 1명은 새로운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가 편한 청춘들이 늘게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현재의 삶을 팍팍하고 여유 없다고 느끼는 20대가 그나마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인간관계를 쳐내고 혼자 작은 여유라도 찾으려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신 건강을 위해 가끔 처음 가보는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연 기자


철이 지나 쓸모없게 된 물건을 의미
순우리말-가을부채채

9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아침에는 쌀쌀하고 오후에는 20도 중후반을 넘나들며 초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외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은 반팔을 입을지 긴팔을 입어야 할지 늘 고민에 빠지곤 한다.
가을이지만 여전히 손에서 부채를 놓을 수 없는 계절인 것이다. 우리말에서 ‘가을부채’는 ‘철이 지나 쓸모없게 된 물건’을 의미한다. 왜 ‘겨울부채’라고 하지 않고 가을부채라고 한 것일까? 겨울부채에 비해 가을부채는 ‘한발 늦었다’는 표현처럼 아쉬움의 여운이 느껴진다. 멋과 여유를 곁들인 은유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가을부채는 또한 버림받은 여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나라 성제에게는 총애하는 후궁 반첩여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그 사랑이 후궁인 조비연에게로 옮겨갔다. 조비연은 성제의 사랑이 다시 반첩여에게 뺏길까봐 나쁜 소문을 내 그녀를 옥에 가두게 했다. 이후 반첩여의 혐의는 풀렸지만 그녀의 처지는 임금의 총애를 한 몸에 받던 때와는 달라졌다. 반첩여는 임금의 사랑을 받던 일을 회상하면서 ‘원가행(怨歌行)’이라는 시를 지었다. 이 시에 ‘가을부채’(秋扇)라는 말이 나오는데, 자신의 처지를 가을이 돼 쓸모없게 된 부채에 비유했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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