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서 벗어나야”
“치매,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생각서 벗어나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9.23 13:57
  • 호수 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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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치매극복 박람회 개최’… 치매극복 이벤트 등 행사 마련
▲ 지난 9월 21일 열린 ‘제9회 치매극복 박람회’에는 치매정보를 얻고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박람회와 실버합창대회, 기념식 등이 진행됐다. 사진은 VR기기를 통해 가상 치매체험을 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모습.

치매 가상체험 인기… “이런 노인 보면 도와줘야겠다 생각”

“치매와 관련돼 이렇게 많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줄 몰랐어요.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보건복지부는 9월 21일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9회 치매극복 박람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박람회는 오전부터 삼삼오오 모인 관람객으로 성황을 이뤘다.
‘치매극복의 날’은 지난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가 가족과 사회의 치매환자 돌봄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지정했다. 올해의 슬로건은 ‘치매, 혼자가 아닙니다. 헤아림이 있습니다’로, 치매가 더 이상 환자와 그 가족들만의 고통이 아니라 정부와 전 국민이 함께 노력해 해결하자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행사는 유공자 시상을 하는 기념식뿐만 아니라 실버합창대회, 치매 정보제공·체험을 할 수 있는 박람회, 동영상·퀴즈 등 모두가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를 함께 제공했다.
기념식에서는 치매극복과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한 환자 가족, 관련기관 종사자 등 60명과 청소년 2팀에 대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및 상장 수여가 진행됐다.
이날 김기웅 중앙치매센터 센터장은 “현재 70만명의 치매환자를 직‧간접적으로 돌보는 가족들은 350만명에 이르고, 가구 수만 따져도 610만 가구에 달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불행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극단적인 선택의 원인에는 치매노인을 나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고독감과 이용 가능한 치매서비스를 알지 못한 정보의 고립이 있다”며 “헤아림은 단순한 이해가 아니며 일방적인 도움도 아니다.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헤아림 운동인 만큼 전국의 보건소에 표준화된 서비스를 동일하게 지원하고 보다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도 “이제 치매는 특별한 누군가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됐다”며 “정부 또한 서로에 대한 헤아림과 어울림을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람회에는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헤아림 마당’과 치매극복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헤아림 마당에는 중앙치매센터에서 인지기능 자가검사를 통해 치매 위험도를 검사해볼 수 있는 ‘치매체크’와 가상현실에서 치매를 체험해보는 ‘가상 치매체험’ 등을 운영했다.
이날 가상 치매체험을 해본 조봉래(68)씨는 “VR기기를 통해 본 가상 치매체험 화면에는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집에 내려주고 잠시 주차하러간 사이 집을 못 찾는 할머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언제든 나에게도 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됐고, 이런 치매노인들을 주변에서 친절하게 보살펴주고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는 ‘건강체크’를 운영해 스트레스 검사와 간단한 신체검사를 제공했으며,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네트 활용 운동, 앱을 이용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업체도 많았다. 대한노인회에서는 노인자원봉사클럽을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했으며,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도 다양한 노인일자리사업을 소개했다.
혼자 박람회를 찾았다는 박영희(75) 어르신은 “최근 깜박깜박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지만 자식들한테는 걱정할까봐 말도 못하고 있다”면서 “사실 혼자서 여기오기까지 많이 망설였지만 치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용기를 내어 찾았는데 많은 정보를 얻고 가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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