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 여수시장 “노인복지가 최우선… 섬 경로당 행사까지 챙깁니다”
주철현 여수시장 “노인복지가 최우선… 섬 경로당 행사까지 챙깁니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10.14 14:08
  • 호수 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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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검장 등 35년 법조인 경력… “검사보다 시장이 힘 더 힘들어”
‘여수 밤바다 낭만 버스킹’·‘해상케이블카’… 작년 관광객 1358만명

여수가 해양관광․레저도시로 떠올랐다. 지난해 관광객 1358만명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의 ‘해상케이블카’와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란 노래의 덕이 크다. 그러나 시정을 이끄는 주철현(57) 여수시장의 의지와 근면이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다. 주 시장은 검사 출신이다. 광주고검장 등 35년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지난 6월 30일 취임 2주년을 맞은 주 시장의 또 다른 업적이 노인복지 쪽이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항꾸네 어르신 보금자리, 어르신다목적체육센터 건립 등 여수 노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사업들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초, 여수시장실에서 만나 성공적인 시 운영과 노인복지철학에 대해 들었다. 이 자리엔 최용권 대한노인회 전남 여수시지회장이 배석했다.

-시장의 페이스북에서 조정면허자격증 따려고 연습 중이라는 글과 동영상을 보았다.
“우리 시에서 보트․카약 등을 갖추어놓고 해상무료체험 기회를 제공합니다. 시장이 면허자격증을 먼저 따야 공무원들도 도전을 하니까요. 다행히 어제 합격을 했어요.”
-요트를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다.
“우리는 지금까지 바다를 단지 어업의 대상으로만 봤지 레저 쪽으로는 생각을 못했어요. 바다는 부가가치가 높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돼 해양관광과 해양레저를 양대 축으로 다음 세대의 여수 관광을 준비하고 있어요. 실제로 해양무료체험에 2만 명 이상이 다녀갔어요.”
-여수의 밤바다가 환상과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그 가수가 부른 동명의 노래가 우리 시 홍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어요. 그걸 활용해 관광브랜드를 만들어 여수 밤바다 버스킹(길거리 공연)도 하고 해상유람선도 띄우고 해서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해상케이블카도 입소문이 났다.
“오동도 자산공원에서 돌산도 돌산공원까지 1.5km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를 2년 전부터 운행하면서 관광객이 크게 늘었어요. 지난해 210만여명이 이용했어요. 여수는 이순신과 거북선, 365개의 섬과 청정바다에서 나는 신선한 음식 등이 자랑거리에요.”
-여수시 노인정책의 현안은 무언가.
“30만 여수 인구 중 65세 이상이 4만5000여명으로 14%가 넘어요. 요즘은 65세라도 젊습니다. 여수시지회장도 노인회장이 아니라 청년회장 같으세요(웃음). 국가발전을 위해 고생하신 이분들이 은퇴 후에도 지역사회에 뭔가 기여하면서 수입도 있고 건강도 유지하는 일자리를 시에서 제공해야겠다는 겁니다. 특히 50대 후반서 60대 초반의 베이비부머세대 일자리가 심각한 문제에요.”
-여수시 노인복지사업을 소개해 달라.
“올해 우리 시는 자체적으로 16억원을 더 추가해 총 7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작년보다 900명이 늘어난 5300명의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어요. 웅천지역에 85억원을 들여 ‘어르신다목적체육센터’를 2년 후에 완공할 예정입니다.”
-독거노인을 위한 복지라면.
“외롭게 사시는 이분들을 보살펴 드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항꾸네 어르신 보금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항꾸네’는 무슨 말인가.
“‘함께, 같이’란 의미의 전라도 말입니다. 홀몸 어르신들이 함께 지내면서 외로움을 잊고 서로 의지하며 생활하도록 시가 돕고 있어요. 올해는 7개 경로당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합니다. 에어컨, 옷장, 가전제품 등을 구입해 아담하게 단장해 놓았는데 처음에는 ‘잘 될까, 맘이 안 맞아 다투는 일은 없을까’ 우려했지만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대부분 만족해하시며 잘 어울려 생활하고 계십니다. 특히 객지에 사는 자녀들이 더 좋아하고 안심을 한답니다. 내년에는 2억여원을 투자해 13개를 추가로 운영하고 앞으로 집중적으로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100세시대 노인의 역할이라면.
“노인강령에도 나와 있지만 어른이라고 얹혀만 살고 대접만 받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사회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그래야만 어르신들도 보람을 느끼고 더 건강할 수 있지요. 좌우로 휩쓸릴 수 있는 지역사회에 지혜와 경험이 많은 어르신들이 중심을 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후견인 역할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 주철현 여수시장과 최용권 대한노인회 여수시지회장(왼쪽)이 인터뷰를 마치고 시장실에서 기념촬영했다.

주철현 시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7세에 지게를 졌을 정도로 집안이 가난했다. 어렸지만 속이 깊어 동네어른들이 ‘애늙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사법연수원 15기로 수료해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검사 시절 외압에 굴하지 않고 원칙대로 기소한다고 해 ‘전차 독일병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지검 특수1부장, 광주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등을 지냈다. 주 검사의 부인은 “평생 살면서 저에게 거짓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자랑스런 여수인 상’(2011년), 제9회 ‘대한민국 법률대상’ 등 수상.
-지난 2년간의 업적이라면.
“1358만명 관광객 유치 외에 청렴도 평가에서 전남의 22개 시․군 가운데 1위를 차지해 ‘청렴도시’가 됐다는 사실입니다. 대통령께서 ‘여수시 공무원처럼 일하라’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우리 시 공직자들이 ‘전국 최고의 공무원’이라는 사실이 공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여수에선 적어도 ‘김영란법’(부정청탁수수방지법)이 필요 없겠다.
“정치인들이 무책임하게 만들어 법으로선 ‘악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세계에 유래가 없는 법이에요. 그렇게 좋으면 다른 나라에서 왜 안 만들었겠어요. 다른 규제로 바꾸려고 해야지 법으로 바꾸려고 하면 또 다른 구멍이 생기고 탈법도 일어납니다. 우리는 수산물을 판매해야 하는데 수산물이 5만원이 안 넘어가는 게 어디 있나요. 그게 쉽지가 않아 고민이 많아요.”
-대부분 시청사 맨 위층에 시장실이 있는데 여수시장실은 1층에 위치해 있다.
“누구나 시장을 만날 수 있도록 시장실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제가 ‘시민 여러분이 시장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시장에 당선됐고 이것이 여수 시정의 대원칙이 됐습니다. 정책 결정 전 시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만든 ‘100인 시민위원회’가 최근에 3기 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또, SNS를 통해 시민들과 직접 대화를 하며 소통하고 있어요.”
-검사와 시장을 두로 경험해본 바로는.
“두 분야가 성격이 다르지요. 고향에 와서 주민의 선택을 받아 시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어 고맙기만 합니다. 검사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지만 시장은 그럴 수가 없어요. 끊임없이 일해야 하고 민원도 들어야 하고 예산 때문에 중앙부처에 사정도 하고… 쉬운 자리가 아니에요(웃음).”

주철현 시장의 노인공경과 노인복지에 대한 진정성이 지역사회에 잘 알려져 있다. 최용권 여수시지회장은 “섬에 있는 경로당 행사까지 챙길 만큼 우리 노인들에게 참 잘 해 주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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