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방부제가 필요한 사회
[기고]방부제가 필요한 사회
  • 이세재 경기 평택시
  • 승인 2016.10.21 13:41
  • 호수 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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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도 준치’고, ‘홍어는 삭혀 먹어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이 썩으면 인격이 떨어지고 국가는 위기에 처한다.
유독 우리나라는 정권 말에 대형 비리사건이 터진다. 방법도 교묘하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보좌관의 봉급을 가로채는 일도 벌어졌다. 또 의원들은 사업정치를 하면서 예산을 부풀리고, 국방관계자는 무기수입에서 뒷거래를 하고 있다.
몇몇 기업에서는 회계서류와 주가 조작으로 수천억원의 흑자를 냈다며 상여금 잔치를 하고, 사업가는 세금 포탈과 근로자의 임금 체불을 일삼고 있다. 어떤 경영자는 갑질 횡포와 근로자의 희생 아래 비자금을 조성하면서도 국민의 혈세로 공적자금을 요구하고 있다.
교수 중에도 몇몇은 제자들의 연구수당을 착복하고, 나쁜 교사들은 학생부를 조작해 주고 돈을 챙기는 현실이다. 몇몇 병원과 환자들은 보험사기를 하고, 파렴치한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의 예금을 쌈지 돈 삼아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
썩어서는 안 될 곳도 썩어가고 있다. 국민들의 부정부패를 막아주는 국가 최고의 권력기관이요, 최후의 보루인 검찰이 피의자와 결탁해 돈을 주고받아 범죄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판사까지도 뇌물을 먹고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져 횡설수설하고 있다. 과연 국민들이 믿을 곳은 어디인가? 썩어도 너무나 썩어 방부제가 필요한 사회이다.
최근엔 부정과 청탁의 비리 척결을 위한 ‘김영란 법’이 시행되고 있다. 밥값 3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니까 국민들은 경제의 위축을 걱정하고 여전히 남탓만 하고 있다. 모두가 이율배반적이다. 우리 모두 법의 제정과 적용보다는 인간의 양심과 도덕성을 키워야 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 마이클 센델은 자신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1%의 정의와 도덕과 윤리와 양심이 있다면, 그 사회와 조직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위대한 영혼’으로 칭송받는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7대 사회악을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그는 원칙 없는 정치, 노력 없는 부의 축적, 양심 없는 쾌락, 특성 없는 지식, 도덕성 없는 상거래, 인간성 없는 학문, 자기희생 없는 신앙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정의와 도덕, 윤리와 양심을 회복하기만 한다면 우리 사회는 아직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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