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에 심해지는 ‘천식’… 호흡곤란‧발작 일으켜
환절기에 심해지는 ‘천식’… 호흡곤란‧발작 일으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0.21 14:16
  • 호수 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식 증상과 치료법
▲ 흡입제는 기관지에 직접 약이 전달돼 적은 양으로도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천식 치료에 우선적으로 권장되는 약물이다. 사진은 의료진으로부터 흡입제 사용 방법을 배우고 있는 천식 환자의 모습.

기침‧천명 등의 증상 나타나… 감기 증상과 비슷해 방치하기도
유전‧환경적인 요인 등이 원인… 흡입제‧경구제 복용 등으로 치료

박성원(66)씨는 지난해 산행을 하다 갑자기 호흡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병원 진단을 받은 그에게 내려진 병명은 ‘천식’이었다. 이후 지금껏 천식약을 복용하고 있는 그는 “알레르기성 체질도 아니고 몸도 건강했는데 기가 막힌다”며 “자동차 공해 등 대기 오염이 심한 서울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탓이 아니겠냐”고 씁쓸해했다.
천식은 공기가 출입하는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숨을 내쉴 때 들어오는 대기 중 여러 가지 자극물질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기도가 좁아지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국내 천식 환자 중 50%가 경증에 속하지만 이같은 증상을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고만 생각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되고 심한 호흡곤란을 동반하는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침·천명 등 증상 나타나
천식의 주요 증상은 숨이 차고 기침이 나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이다. 특히 숨을 내쉴 때 가슴에서 쌕쌕거리거나 가랑가랑하는 호흡음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천명음’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가슴을 조이는듯한 느낌이 드는 흉부압박감,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난다.
천식 환자들이 가장 고통을 느끼는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숨을 들이마시는 것보다 내쉬는 것이 힘들어지고 나중에는 숨을 들이마시는 것도 힘들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호흡곤란의 증상이 가벼울 때는 단지 가슴이 답답한 증상만 느끼지만 심할 때에는 호흡곤란으로 인해 입술이나 손톱이 새파랗게 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불어 심한 피로증세까지 동반해 불안·혼란 등의 정신적인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
기침과 가래도 천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다. 기도의 자극과 분비물의 증가로 인해 기침이 나오게 되고, 잦은 기침 때문에 복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천식이 한밤중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기침으로 인해 잠에 깨는 경우도 자주 있다. 가래는 백색이나 점액성으로 좀처럼 쉽게 뱉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정희 한림대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이같은 증상들은 치료를 하거나 혹은 자연히 소실되기 때문에 천식 발작이 끝나면 환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편안해진다”며 “하지만 증세가 자주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아예 기도의 구조에 변화를 가져와 만성질환화되면서 치료가 더욱 어렵게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식의 발병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전적인 요인과 주변의 천식 유발인자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발생한다고 진단한다. 우선 천식은 유전성이 강하다. 부모에게 천식이 있을 경우 자녀도 천식에 걸릴 확률은 약 70%, 부모 한쪽이 천식일 경우에는 약 30%에 달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는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과밀화되고 서구화된 주거환경, 질식할 듯한 각종 공해와 과다한 스트레스, 수많은 인스턴트식품과 첨가물, 화학제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알레르기가 유발되는 경우가 많아져서다. 이를테면 집먼지 진드기, 흡연, 꽃가루, 미세먼지, 음식, 식품첨가물,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매연 등 주변의 다양한 환경 유해 원인으로부터 천식이 새롭게 유발되고 있는 것이다.

◇흡입제 사용 등 천식 치료
천식의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주증상이 어떠한지, 증상의 변화가 있는지 관찰하는 것과 함께 가족 내에 비슷한 증상이나 질환이 있는지 여부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는 정확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찾아내기 위해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와 혈액 검사 등을 실시해야 한다. 그리고 청진기를 통해 기관지에 천명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을 적극적으로 피하는 회피요법과 약물치료가 시행된다. 그러나 회피요법은 한계가 있어 약물치료에 의존하는 게 일반적이다. 약제는 형태에 따라 흡입제, 경구제, 주사제 등으로 구분되는데 흡입제는 숨과 함께 들이마셔 약물을 기도와 폐에 직접 전달하므로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가장 일반적으로 쓰인다.
천식 치료와 조절에 사용되는 경구용 약제는 크게 완화제(증상 개선제)와 조절제로 구분한다. 완화제는 천식 발작 등 긴급할 때만 사용하는 약제로, 신속하게 기도를 열어주는 효과가 있다.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응급 약물로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완화제를 적게 쓰는 상황이라면 천식이 잘 조절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런 완화제와 달리 조절제는 장기간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약제로,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조절제는 천식자체를 치료해 발작을 예방하고 기도개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완화제와 달리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다.
최 교수는 “천식은 단기간의 치료로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꾸준히 관리해 나가야 하는 질병”이라며 “이유 없이 기침이 지속적으로 계속될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만성 천식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