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아동의 행복지수는 곧 사회의 행복 척도
[복지부 특별 칼럼]아동의 행복지수는 곧 사회의 행복 척도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 승인 2016.10.21 14:17
  • 호수 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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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아동과 현재의 아동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이 질문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과거의 아동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과거보다 현재의 아동이 경제적으로 더 풍요하고 편리한 삶을 사는데, 왜 이렇게 느끼는 걸까. 실제로 우리나라 아동의 행복지수는 5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신체, 건강, 교육 측면에서는 지표가 매우 높다. 기대수명, 영아사망률, 예방접종률이 높은 편이고 읽고 쓰기, 수학 등 학업측면에서도 높은 성과를 보인다.
하지만 10대 자살률, 스트레스 등 정서적 측면에서는 OECD 다른 국가와 비교해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이혼 등 가정해체로 인한 외로움과 무한경쟁에 따른 긴장과 부담 등이 아이들을 행복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년 10~15만 명의 아동이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정해체를 겪는다. 적지 않은 학령기 아동이나 청소년이 성적·진학 문제 등으로 자살을 택한다. 실제로 자살은 아동과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다. 전국 12개 시·도 정신보건센터에서 정신건강선별검사를 실시한 결과, 초등생 4명 중 1명(25.8%)이 정서행동 문제를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자방자치단체가 중심으로 진행해온 ‘지역사회서비스 투자 사업’ 중 ‘아동 청소년 심리지원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역사회서비스 투자 사업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 지역 주민 맞춤형 사회서비스 발굴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양적, 질적으로 급격히 성장해왔는데, 이중에서도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인터넷 중독, 우울 등 아동의 정신건강문제를 사전에 발견하여 조기 개입함으로써 장애로의 이행을 막는 ‘아동청소년심리지원서비스’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동을 자녀로 둔 젊은 부모 등 지역 주민의 호응도 큰 편이다. 이 서비스는 중위소득(총 가구 중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긴 다음,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의 140%(2016년, 4인 가족 기준 439만원)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문제행동 위험군 아동에 대해 심리상담 및 놀이․언어․미술․음악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학자들은 이 같은 심리지원 서비스는 어린 시기에 개입할수록 가장 경제적이고 생산적이라고 강조한다. 인적자본은 전 생애에 걸쳐 개발·축적되지만 그 중 가장 효과적인 시기는 아동기이므로 아동기 개입을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충분히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서비스’의 전국 사업화는 미래 세대에 대한 선도적 투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슈바이처는 “성공은 행복의 열쇠가 아니다. 그러나 행복은 성공의 열쇠다”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성공을 위해 아이들을 불행하다고 느껴지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고, ‘아동이 행복한 나라’, ‘아이 키우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온 사회에 깃들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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