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경기 의정부시지회장 “무조건 공경·예우 않는 시대… 건강해야 노인 위상 지킬 수 있어요”
이만수 경기 의정부시지회장 “무조건 공경·예우 않는 시대… 건강해야 노인 위상 지킬 수 있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11.04 13:53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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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의장 두 차례 역임… 시의 원활한 협조 이어가는 배경
지회 운영 순항…복지부 지원 특화사업에 여러 차례 선정돼

“우리 지회는 잘 돌아가요. 시장도 협조 많이 해주고 경로당도 (지회와)연결 잘 되고 복지부장, 경로부장 등이 부지런히 다니며 잘 살피고 있어요.”
10월 말 어느 날, 경기도 의정부시 태평로에 위치한 의정부시지회. 이만수(82) 경기 의정부시지회장에게 ‘지회가 잘 되고 있는지’라고 묻자 대답이 술술 나왔다. 인사치레성 대답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의정부시지회는 윤선인 사무국장 등 직원 7명이 일 당 백이 돼 뛰고 있다. 취업센터장은 장관상을 두 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이만수 지회장은 의정부시의회 의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이 지회장에게 지회운영과 노인봉사에 헌신한 얘기를 들었다.

-직원에 대한 신임이 절대적이다.
“경찰 출신의 사무국장은 제가 지시할 게 없어요. 미리 알아서 잘 해요.”
-장관상을 두 번이나 받은 직원이 있다고.
“지난 9월에 새로 제정된, 장년 고용 유공자에게 주는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장을 받았어요. 2014년부터 현재까지의 실적을 평가 받은 겁니다. 센스가 빨라요. 노인들하고 한 번 유대를 맺으면 기록을 하고 잊지 않아요. 정말 열심히 뜁니다.”

김미선 취업센터장은 2015년 12월, 어르신 민간취업 100%를 달성, 취업왕으로 뽑혀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어르신 401명을 취업시켜 취업률 501.3%란 놀라운 기록을 수립했다. 김 센터장은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열어놓고 구직자들과 정보를 나눈다”며 “올해는 지하철 스크린도어안전지킴이 자리를 어르신들에게 많이 소개해드렸다”고 말했다.

▲ 이만수 지회장은 유능한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지회가 잘 운영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미선 취업센터장, 이만수 지회장, 윤선인 사무국장.

-의정부시 노인현황은 어떤가.
“서울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 현재 시 인구는 43만 5000여명이고 그 중 노인은 7만여명이에요. 노인회 회원은 4만 5000여명이고 경로당은 220개로 평균 회원 수는 30명이에요.”
-경로당 현안이라면.
“큰 문제는 없어요. 경로당마다 자체 회비를 걷어요. 아파트경로당의 경우는 동대표모임에서 50만~70만원을 지원해주고, 시에서도 20만원의 지원비가 나와요. 한 경로당마다 70만~80만원의 지원이 있는 셈이지요.”
-경로당냉난방비까지 포함해서인가.
“그건 따로 나오고요.”
-주로 어디에 쓰이나.
“대부분 식사비용으로 나가요. 주말 빼고 금요일까지 점심을 해먹는 경로당은 쌀값이 만만치 않아요. 물론 집에서 반찬도 가져다먹고 주변 단체에서 도와주지만서도요.”
-자원봉사클럽 운영도 잘 된다고 들었다.
“‘구름빵클럽’ ‘SNS고발대’ ‘풋사랑클럽’ 등 8개 클럽에 100여명이 활동 중이에요. 올여름 무더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봉사하던 모습이 생생해요. ‘행복사진관클럽’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들 30여명에게 무료영정사진을 찍어드렸어요.”

임은실 복지부장은 “준비한 한복을 입게 하고 자원봉사자들에게 메이크업 도움도 받아 예쁘게 사진을 찍은 후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액자로 만들어 전달했다”며 “복지부 지원을 받아하는 이 같은 특화사업 공모에 여러 차례 선정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평소 어떤 말을 하나.
“회원들을 떠받들 듯이 대우하라고 말해요. 늙으면 아이가 된다고 하잖아요(웃음). 그저 건강하게 맘 편히 잘 지내도록 도와드려야 합니다.”

이만수 지회장은 경북 상주 출신이다. 농촌은 희망이 없다고 판단해 군 제대 후 서울로 올라갔다. 구멍가게서부터 미8군 문관까지 안 해본 일이 없다. 의정부에서 목욕탕을 하면서 비로소 자리를 잡았다. 의정부시 내 환경위생조합장을 거쳐 의정부시의회 의장을 두 번 역임했다. 호원2동 경로당 회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환경위생조합은 무언가.
“의정부 시내의 목욕탕, 여관, 이발소 운영자 80여명으로 구성된 조합이에요. 내가 행정을 조금 알아 조합장을 했지요.”
-시의회 의장을 두 번 역임했다고.
“1992년 의정부시 초대 민선시장이 선출된 후 3년 뒤 선거를 통해 의장이 됐어요. 원래 의장은 단임제인데 딱히 할 사람이 없어서 의정부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두 번을 했지요. 당시 의원이 15명이었고 예산을 심의해서 승인해주는 일을 했어요. 당시 예산 규모가 62억원 정도였고 지금은 90억원 정도 됩니다. 크게 늘지 않았어요.”
-시의회 의장으로서 기억에 남은 일이라면.
“독도 영유권 문제로 일본과 갈등이 심할 때 의장 주관으로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했어요. 주민들이 띠를 두르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쳤지요. 그때 열기가 아직도 느껴져요”
-의장 경력이 지회 운영에 도움이 많이 되겠다.
“지금도 시의 국장, 고참 과장들을 많이 알아요. 의장을 두 번 지냈다고 대접도 잘 해주고요. 현 의장이 제가 의장 시절 의사계 직원이었어요. 제가 지회장 되자마자 안병용 시장이 지원비를 올려주기도 했어요.”
-지회 운영의 원칙이라면.
“노인에게는 돈 10원 한 장 달라고 하면 안돼요. 그이들이 손자, 자식들에게 용돈 받아쓰는 입장인데 어디 관광 가는데 회비 내라, 그러면 안됩니다. 돈도 돈이지만 노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에요. 누가 아프다고 하면 직원을 보냅니다. 복지부장이 가서 어느 정도 아픈지 입원할 정도인지 살피고, 경로부장도 가고 사무국장도 가고 때에 따라선 저도 갑니다.”
-의정부시 노인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 회원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노인 위상을 떨어트리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어요. 첫 번째 해야 할 일은 몸이 아프지 않도록 자기 몸을 잘 관리해 남에게 누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게 자식도, 며느리도, 아내도 못해 주니까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는 겁니다. 어른으로서, 남편으로서, 할아버지로서 자기의 인격과 지위를 굳건히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시하고 깔보고 대접을 안합니다. 요즘 세대가 어른이라고 무조건 공경하거나 예우하지 않아요. 시대가 그렇게 바뀌었어요.”
-인생관은?
“저희 친척이 문제가 많았어요. 제 손으로 돈을 벌지 않고 평생 남에게 의지했어요.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손을 벌리고 돈을 주면 유흥비로 모두 탕진하고. 어려서부터 그걸 보면서 결심한 게 책임완수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고 만다는 거지요. 누구에게 떠밀거나 남 덕을 보려고 하지 않아요. 각자가 그래야만 사회도 밝아지고 신뢰 받는 사회가 됩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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