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찬바람… “오매 단풍 들었네!”
갑작스런 찬바람… “오매 단풍 들었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1.04 14:21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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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 명소
▲ 오색 빛으로 물든 전국 곳곳의 단풍길이 가을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은 전북 정읍에 위치한 내장산 단풍터널의 모습. 사진=국립공원관리공단

전북 정읍 내장산 붉게 불타는 단풍나무 통로 으뜸
전남 지리산 피아골 조식 선생도 감탄한 삼홍의 장관
충남 보령 단풍마을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절정에 이른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이 계절 야외 어디를 가도 아름답지만 알록달록 오색빛 단풍 구경만한 게 없다. 특히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해 일교차가 큰 날이 많아 그 어느 때 보다 고운 빛깔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단풍여행이 제격이다. 주변 억새와 갈대무리가 이루는 황홀경 또한 놓칠 수 없는 호사다. 막바지 단풍여행을 즐기는 데 좋은 단풍명소 몇 곳을 소개한다.

◇전북 정읍 ‘내장산’
전북 정읍 순창군과 전남 장성군에 걸쳐 있는 내장산은 단풍이 아름다워 가을산이라고도 한다. 때문에 이곳은 산행보다 단풍관광 코스로 더 인기가 높다. 내장산의 단풍잎은 잎이 얇고 작은데다 빛깔이 고운 것이 특징으로 모양이 갓난아이 손바닥 같다고 하여 일명 ‘애기단풍’으로 불린다.
가을이면 온통 선홍빛 단풍으로 지천을 물들이는 내장산은 산 자체의 단풍보다는 주차장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 터널을 으뜸으로 친다. 매표소를 거쳐 우화정을 지나면 일주문이 있고 그곳에서 내장사 입구까지 불타는 터널을 이루는 단풍나무 통로가 내장산의 명소다.
아치형의 빨간 통로를 지날 때면 묘한 황홀감에 빠져든다. 등산을 즐긴다면 일주코스(13.8km)가 제격이지만 오래 걷는 것이 버겁다면 일주문에서 탐방로를 따라 백련암, 원적암을 둘러보는 산책 코스(3.6km)가 더 좋다.
•위치: 전북 정읍시 내장산로 936
•문의: 063-538-7875

◇전남 ‘지리산 피아골’
피아골은 지리산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에 자리 잡은 계곡이다. 연곡사에서 4km 지점, 노고단으로부터 차가운 물이 쏟아져 내리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피아골 단풍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이다. 피아골 단풍의 현란한 풍광에 감탄한 조선 중종 때의 시인 남명 조식은 삼홍시(三紅詩)에서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까지도 붉더라”라고 썼다.
피아골 단풍은 온산을 핏빛으로 물들인 듯 강렬한 인상을 안겨준다. 피아골 입구 직전 부락에서 연주담-통일소-삼홍소에 이르는 1시간 거리 구간이 특히 빼어나다. 또한 남원-정령치-성삼재-실상사에 이르는 지리산 종단도로는 우리나라 고갯길 중 가장 높은 곳(1130m)으로 단풍숲의 극치를 볼 수 있다. 반야봉, 토끼봉, 촛대봉, 천왕봉 등 여러 봉우리에 오르면 발밑으로 깔리는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단풍이 신비감을 더한다.
•위치: 전남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
•문의: 061-782-1177

◇충남 보령 ‘은행마을’
충남 보령 청라면에 위치한 은행마을은 가을이면 마을 전역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다가 이내 ‘황금빛 향연’을 만들어낸다. 은행마을에서는 높은 산에 오르거나, 번잡한 산사에 머물지 않더라도 은행잎이 단장하는 노란 가을 잔치에 빠져들 수 있다.
보령 은행마을은 국내 최대 은행나무 군락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가을이면 길목 곳곳에 심어 놓은 3000여 그루의 은행나무에서 열매가 열린다. 은행마을에 운치를 더하는 것은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고택이다. 조선 후기 가옥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신경섭 가옥 주변으로는 100년 이상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들이 세월을 이기고 위풍당당한 기세를 내보인다. 특히 가옥 앞의 수은행나무는 수령이 500년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랑채 마당에서 뻗어 나온 은행나무 가지들이 돌담 너머의 은행나무와 손길을 맞추며 터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터널 밑으로는 은행 열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마을에는 매년 100톤가량의 은행이 수확되는데 이는 전국 수확량의 절반이 넘는 양으로, 마을 사람들의 주 수입원이다.
•위치: 충남 보령시 청라면 오서산길 150-65
•문의: 070-7845-5060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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