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서 인문학 특강 듣고, 고전 영화 감상하고…
도서관서 인문학 특강 듣고, 고전 영화 감상하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12.02 14:17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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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도서관
▲ 학생들이 책을 읽고 공부하던 도서관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영화감상실, 전시실 등을 갖추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문을 연 국립중앙도서관 전시실.

시군구 도서관, 전시관‧북콘서트 열어… 고령자 평생학습교실도
시‧도 대표도서관, 컴퓨터‧시청각장비 등 문화시설 갖춰 건립키로

서울 노원구 월계문화정보도서관은 매주 토요일이면 남성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바둑을 두는 기원(棋院)으로 변신한다. 반상 위에서 고목과 고사리 같은 손이 번갈아 오가며 교감의 시간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매주 일요일에는 무료영화관으로 탈바꿈한다. 고전부터 비교적 최근 작품까지 상영하며 전 세대에게 영화 관람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건물 2층 한쪽 공간은 전시 공간으로 꾸며 연중 내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려진 것이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공부하던 도서관이 시대 변화에 따라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시·도 대표도서관에서 시군구 소규모 공공도서관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시설을 확충하고 인문학 강좌 등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지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
먼저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7월부터 내부 보수공사를 진행해 ‘라키비움’ 시설로 본관 1층 전시실(337.5㎡)과 2층 문학실(870㎡)을 개설하고 올 3월 새롭게 문을 열었다. 라키비움이란 도서관(Library)과 정보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복합어로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한다.
이렇게 재탄생한 본관 1층과 2층은 매달 전시회를 개최하며 이용객들의 새로운 욕구에 부응하고 있다. 3~4월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조선을 사랑한 서양의 여성들: 송영달 개인문고 설치기념 특별전’(5~6월), ‘한국전쟁, 미 NARA 수집문서를 보다’(6~7월), ‘옛 소설의 대중화, 세책과 방각본’(8~10월), ‘장애인, 책, 또 다른 세상을 만나다’(11~12월) 등 다양한 전시를 열면서 도서관의 역할을 확장했다.

▲ 증평군립도서관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모습.

시군구 도서관의 경우는 월계문화정보도서관처럼 지역주민 밀착형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면서 문화의 장으로서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 각종 컴퓨터 장비를 구비해 지역민들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하도록 했고, 시청각 장비를 갖춘 디지털자료실을 마련해 DVD 등 영상 시청도 가능하도록 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고전영화들도 다수 보유해 노인의 요구에도 부응하고 있다.
특히 매달 10개 내외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요새 강조되는 인문학 강의는 물론이고 문해교육과 학력취득과정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지원하는 곳도 많다. 한글 외에도 사회 변화에 맞춰 영어와 수학, 컴퓨터에 대한 정보·문화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는 대표적 도서관이 충북 증평군립도서관이다. 2014년 4월 문을 연 증평군립도서관은 ‘딩동댕 플레이 키즈 스쿨’을 비롯한 영·유아 프로그램, 성인독서회, ‘한걸음 책읽기’ 어르신 독서회, 다문화 프로그램, 도서관에서 1박 2일, 북 콘서트 등 전 연령층과 세대를 대상으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도서관=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테마가 있는 전시홀과 영화 보러 가는 날, 한별이와 함께하는 우주여행, 인형극과 복화술 공연 등 전시관, 영화관, 천문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부산 해운대도서관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올해 ‘도서관에서 만나는 노자’, ‘실버요가’, ‘길 위의 인문학’ 등 노인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 과정을 마련했다. 또 부산 시민도서관이 올해 운영하는 28개 프로그램 중 19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부산 시민도서관 관계자는 “고령자 대상 프로그램을 늘리자 어르신 이용객들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면서 “노인들이 좀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을 차차 정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역지자체 단위로 도서관 자료를 수집·정리하고 다른 도서관을 지원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 대표도서관은 아예 건립 단계부터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다.
경기도는 2020년 광교 도청 신청사 옆에 650억원을 들여 대표도서관을 지을 예정인데 문화프로그램 운영 외에도 인근 3만3000㎡ 잔디광장과 연계해 매년 ‘책 축제’를 열 계획이다.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부지에 들어설 부산대표도서관, 충남 내포신도시 홍예공원 문화시설지구 내에 들어설 충남대표도서관, 경북 안동‧예천 신도시에 들어설 경북대표도서관 등도 컴퓨터, 시청각실, 전시공간 등을 설치하고 문화프로그램을 대거 개설할 예정이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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