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슬픈 볼트 이야기
아름답고 슬픈 볼트 이야기
  • 정재수
  • 승인 2007.08.1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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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황진수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캐나다의 어느 시골마을에 조지 C. 볼트(Boldt)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독일에서 온 사람으로 조그마한 호텔의 지배인이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호텔의 방은 벌써부터 꽉차 있었다. 그날 밤 늦은 시간에 호텔 문을 두드린 노신사 부부가 있었다. 그는 방을 하나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방이 다 나갔기 때문에 줄 수가 없었다.

노신사는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면서 사정을 했다. 볼트는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면 제가 자는 조그마한 방이 있는데 거기에서라도 주무시겠습니까 ”라고 말했고 노신사는 그렇게라도 해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그 이튿날 아침잠을 자고 나온 노신사는 프런트데스크(안내대) 아래 의자에서 잠을 자고 있는 청년 볼트를 보고 놀랐다. 그 후 몇 개월이 흘러간 어느 날 볼트는 한 장의 편지를 받았다. 뉴욕의 큰 호텔 그룹인 더 월드 오브 아스토리아(the World of Astoria)에서 총지배인으로 초빙 할 테니 면접에 응하라는 내용이었다.

볼트가 면접장에 가서 보니 여름밤에 숙박한 그 노신사가 회장으로 있는 호텔이었다. 그 때 볼트는 경력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총지배인은 너무 과분하다며, 식당 주방에서 접시 닦는 일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그 호텔에 접시닦이로 취업한 볼트는 자기 맡은 일을 120퍼센트 일을 했다. 이를 기특하게 본 그룹 회장은 고속 승진을 시키고 약간의 주식도 증여했다.

나중에 회장이 작고하면서 유언으로 볼트에게 호텔을 상속케 했고, 볼트는 명실상부한 호텔의 주인이 되었다. 1893년 어느 날 캐나다 킹 아일랜드에 있는 천섬(the Thousand island)으로 휴가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는 천 여개의 섬 중 아름다운 섬 하나를 샀다. 그리고 멋있는 성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평생동안 일만 해오면서 함께 있지 못했던 가족들에게 미안했고 또 사랑하는 아내 루이스를 위해 깜짝쇼로 성을 지어서 생일선물로 주고 싶었던 것이다.

천개의 섬이 모여 있다는 타우젠트 아일랜드(천섬)는 사실 섬이 1046개 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대서양으로 나가는 강에 섬이 많이 모여 있다. 이 섬에는 전설이 있는데 3명의 선녀가 섬을 보따리에 싸가지고 하늘로 올라가다가 어느 선녀가 가진 보따리가 풀어지면서 한꺼번에 섬이 우루루 쏟아져서 천 여개가 모여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볼트는 아내를 위해 멋진 성을 지었다. 방도 38개나 되는 웅장한 성이었다. 성의 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었고 1층 내장공사만 남겨 높은 상태였는데 한 장의 전보가 왔다. 그 내용은 ‘아내 루이스 사망’이었다.

볼트는 멋진 성을 아내에게 생일선물로 주고 싶었는데 아내는 그 선물을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나 버린 것이다. 볼트는 너무 슬펐고 안타까웠다. 그래서 공사중단을 명하였다. 그리고 5년 동안 그 섬에 가지 않았다.

어느 날 그 성에서 친지들이 몰래 연인들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는 말을 듣고 볼트는 관리인에게 당장 그 성을 폭파시키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 명령을 받은 관리인은 캐나다 킹스턴시를 찾아가 볼트가 현재 화가 나 있으나 이 성을 폭파시키는 것 보다 시(市)에서 이 건물을 사는 것이 어떻겠는가고 의견타진을 했다.

시장과 간부가 볼트를 만나 당신의 분노는 알겠지만 폭파시키는 것이 무슨 이익이 있는가. 달라는 대로 다 줄테니 그 성을 팔라고 했다. 볼트는 “그래 좋다. 그럼 1달러만 내라”고 하여 그 섬을 단돈 1달러(920원)에 팔았다. 그 성을 산 킹스턴시에서는 지금 그 것을 호텔로 꾸며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볼트의 드라마 같은 생을 묘사한 것이다. 그 후 볼트는 야채 샐러드 위에 넣는 소스를 개발하였고 그것을 ‘타우젠트 아일랜드(천섬)’라고 명명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사람의 인연이란 참 묘한 것이라는 것, 인연을 소중히 하고 최선을 다하면 그 결과가 멋진 것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 인생은 모두가 드라마이며, 자신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것을 말하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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