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2배 더 불편한 돋보기안경
여름철 2배 더 불편한 돋보기안경
  • 이미정
  • 승인 2007.08.10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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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씨어앤파트너 안과 원장

필자는 노안과 백내장을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는 안과의다. 과목의 특성상 노안이 찾아온 어르신들을 많이 뵙는데, 노인과 돋보기안경은 아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라면 어김없이 얼굴에 돋보기안경을 그려 넣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조합일지 모른다.

 

그러나 필자조차 노안을 대비해야 할 나이가 다가오다 보니 ‘돋보기 신세를 저야 할 만큼 늙었다는 생각에 서글프다’하시던, 내가 만난 많은 어르신 분들의 심정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요즘처럼 땀이 나는 여름철, 돋보기는 무거움과 불편함이라는 이중고를 가져온다.

 

흘러내리는 땀방울 때문에 돋보기가 콧잔등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은 일쑤이고 에어컨이 있는 실내에서 밖으로 나가게 되면 급격한 온도차이로 렌즈에 뿌연 김이 서려 일순간 앞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돋보기를 벗고 살자니 당장 보고 싶은 신문이나 책의 글자도 읽을 수 없는 것이 어르신들이 겪는 애환이다.


특히 우리 눈에 상이 맺히는 역할을 해주는 수정체가 그 기능을 잃으며 뿌옇게 노화되면 시야가 그야말로 ‘오리무중’상태가 되는 백내장도 노안과 함께 오는 노인성 질환이다.


최근에는 백내장 치료와 함께 노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레스토어(ReSTOR) 렌즈가 노안과 백내장의 치료에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원거리만을 교정해주던 기존 백내장수술의 단점을 보안, 돋보기 없이도 근거리 시력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해주는 특수렌즈다.


10여 년 전 미국 알콘(Alcon)사가 개발한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최신 모델이기도 한 레스토어 렌즈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올 봄부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레스토어 렌즈 삽입술은 안전성과 정확성이 뛰어나고 1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수술이 이뤄져 환자들의 만족감이 94%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06년 미국 학술지에 발표된 독일, 영국, 프랑스 3국의 레스토어 인공수정체에 대한 합동연구 보고에 따르면 레스토어 렌즈 수술 후 환자의 85% 이상이 돋보기가 필요치 않다고 응답했고 반대쪽 눈 수술 시에도 레스토어 렌즈를 사용하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도 92%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을 만큼 만족도가 큰 치료법이다.


레스토어 렌즈 삽입술은 백내장 치료술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백내장이 없는 노안에도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수술은 10~15분 정도 소요되는데 안약 마취하에 노화된 수정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레스토어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반 백내장수술과의 차이는 눈 안에 어떤 렌즈가 삽입되느냐의 차이일 뿐, 특별히 추가되는 과정은 없으므로 일반 백내장수술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레스토어 렌즈를 삽입하게 되면 근거리, 원거리 시력은 좋아지지만 중간거리의 시력은 상대적으로 약간 덜 나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일부 야간 운전자에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개개인에 맞는 최상의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르신들에게 여름철이 힘든 것은 비단 더위 때문만은 아니다. 땀으로 흘러내리고 무거워지는 돋보기는 부모님께서 평생을 통해 걸어오신 희생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부모님 생이 다하시는 날까지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시기를 원한다면 가까운 안과를 찾아 눈 검진부터 받게 해 드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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