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 대통령의 아름다운 퇴장… 마지막까지 “우린 할 수 있다”
오바마 美 대통령의 아름다운 퇴장… 마지막까지 “우린 할 수 있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1.13 13:48
  • 호수 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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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할 수 있고, 해냈고, 또 할 수 있다(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 퇴임을 열흘 앞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마지막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지난 8년간의 임기를 회상하며 외친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2만 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고별연설을 했다. 이곳은 오바마가 10년 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지난 1997년부터 2004년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될 때까지 주 상원의원을 지낸 오바마는 10년 전인 2007년 2월 10일 일리노이주 의사당에서 아일랜드 출신 록 그룹 유투(U2)의 대표곡 ‘시티 오브 블라인딩 라이츠(City Of Blinding Lights)’가 흐르는 가운데 대선 출정식을 가진 바 있다.
‘Yes We can’은 그가 지난 2008년 대권에 도전했을 당시 대선캠프의 공식 구호였다. 그 후 금융위기 극복, 다양성 확대, 오바마 케어 실행 등 미국 정치에 많은 유산을 남기고 백악관을 떠나는 그는 이날 재임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과 함께 ‘우리는 해냈다’고 외친 것이다.
이날 그의 등장과 동시에 관중석에서는 기립 박수를 치며 “오바마”를 연호했다. “헬로(hello) 시카고!”라며 멋쩍게 화답한 오바마는 계속되는 박수갈채와 휘파람, 환호에 “땡큐”를 연발했고 수천 명의 관중들은 그의 모습에 또 한번 환호했다. 임기 말까지 지지율 50% 이상의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레임덕 없는 대통령’으로 평가된 대통령다웠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까지도 미국 사회에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불평등과 갈등에 맞서 도전할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잠재력은 민주주의가 작동할 때만 나타날 수 있다”며 “민주주의는 획일성이 아닌 연대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때 위협 받는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모든 사람들이 경제적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이뤄내는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50분 이상 이어진 고별 연설에서 오바마는 금융위기 탈출 등 임기 중 공적들을 거론하며 분단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미국을 넘어서 민주주의라는 기본 아래 결속‧단합을 호소했다. 이어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정권에 대해 원활한 이양도 약속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건국이념인 민주주의와 평등, 자유의 이념과 가치 있는 미래를 위해서는 사회의 다양성이 중요하다”며 “내가 미국을 위해 할 일은 끝나지 않았다. 미국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그랬듯 자신도 매끄러운 정권이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등 현지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지난 업적에 대한 것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변화와 전진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 ‘내일을 향한 연설’이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변화를 기치로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른 오바마는 임기 중 부패나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고 하나의 미국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리더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가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강조한 것도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하는 아름다운 동행의 전형을 보여준다.
오바마 대통령이 여러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소통의 리더십과 탈권위적인 모습 때문이다.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토론하고 설득하는 소통과 포용의 정치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름다운 퇴장은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한국의 정치 상황과 대비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민심은 새로운 변화와 개혁을 염원하고 있다. 그가 연설에서 마지막으로 외친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는 우리의 다짐이 돼야 한다. 정치권과 국민이 함께 노력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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