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부자 가위손’의 행복한 나날
‘마음 부자 가위손’의 행복한 나날
  • 김기창 부산 사하구지회 초록봉사단 코치
  • 승인 2017.01.13 14:09
  • 호수 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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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자원봉사 수기 최우수상 작품

대한노인회 노인자원봉사지원본부가 실시한 제3회 ‘위대한 노인, 활기찬 백세시대’ 봉사 사례 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을 게재한다. 수상자 김기창(72)씨는 부산 사하구지회 자원봉사클럽 초록봉사단 코치이다.


2011년 5월, 부산시 사하구 괴정동 동주대학교 입구에 사하사랑채 노인복지관이 건립 되었다. 나는 그해 7월부터 이 시설의 노인들에게 이발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1944년생으로 괴정동에서 태어나 컸다. 19세에 이용사 면허증을 취득한 이후 이용원을 운영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도와주는 사람과 함께 매주 목요일마다 하루 30명의 머리를 깎아준다. 연간 약 1200명이 나에게 머리를 맡긴다고 치면 6년여 동안줄잡아 7200여명의 머리를 깎은 셈이다.

▲ 김기창 코치와 초록봉사단 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지난해 12월 30일 시상식에서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6년간 7200명 어르신에게 이발 봉사
사물놀이‧민요 배워 요양원에서 공연도

이용원을 찾는 노인들의 거동은 각양각색이다. 별로 바쁠 것 같지 않은데 서로 먼저 깎으려고 새치기 하다 다투는 이, 뒷모습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눈을 부라리는 이, 예약표 없이 깎아 달라고 억지 부리는 이, 의자에 앉자마자 코를 골며 자는 이 등. 65~90세 이상의 노인이 봉사 대상자이다.
최근에 초록봉사단 노인자원봉사클럽을 결성해 요양병원을 찾아가 사물놀이와 민요공연으로 병고에 시달리는 어르신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 큰 보람으로 여기는 일이 하나 있다. 1959년 9월 태풍 ‘사라호’의 피해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부산시는 괴정3동 양지마을에 4평형 수재민 구호주택 300호를 건립, 이들을 입주시켰다. 이후 이 지역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선정해 20~25평형 빌라를 짓는 등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이 되었다. 나는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내무부장관 표창장을 받았던 것이다.
이런 연고로 1975년부터 괴정3동 통장으로 위촉 받아 30년간 봉사를 했다. 마침 새마을운동도 이때 활성화가 돼 나는 새마을지도자 일까지 수행했다. 당시 함께 부녀회를 이끌던 강정순 회장이 새마을지도자 대통령표창장을 받으면서 부상으로 300만원을 받아와 이것을 종자돈으로 삼아 뜻있는 주민과 힘을 합쳐 괴정3동 새마을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현재 감사역을 맡고 있다. 지금은 1억6000만원의 기금을 갖고 있으며 매년 12명의 학생들에게 5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
1979년에는 경제 사정이 열악한 주민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힘을 모아 새마을금고를 설립했고 현재 부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기금이 700억원으로 늘어나 주민들의 살림살이에 작은 보탬이 돼 이 또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지금 자식들은 성장해 제 앞가림을 하고 있다. 그동안 받은 임명장 및 위촉장들은 나와 가족들에게 자랑거리이다. 하지만 봉사활동에 전념을 하다 보니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묵묵히 뒷바라지 해준 아내와 자식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사랑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해방 직전에 태어난 나는 내 나라가 있어서 고맙고, 크게 배운 것 없어도 내 키높이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 왔으며 또 행복하다고 자부한다. 여생도 힘겹지 않은 범위 내에서 나라와 이웃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며 살 작정이다.
이용원도 접었고 이제부터는 즐기면서 봉사 하려는 생각에 다대포우리소리 민속보존회의 회원이 됐다. 우리 팀은 전국민속놀이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도 타기도 했다. 매월 정기적으로 초록봉사단원들과 함께 다대포 안심병원, 구평 예일병원, 그리고 괴정동 한림병원 등에서 기 치료, 사물놀이와 민요공연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마음부자 가위손’은 오늘도 이발 봉사와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환희를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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