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인신문이 필요한가
왜 노인신문이 필요한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2.03 13:16
  • 호수 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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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필이 창간한 독립신문(1896 ~1899)은 구한말 국민 계몽과 나라 개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독립신문은 당시 우리 민족에게 세계 정세를 알렸고 민족독립 사상을 고취시키고 민주주의 사상을 가르쳤다. 신문을 통해 비로소 조선 왕조 500년간 가려졌던 백성의 눈과 귀가 열렸으며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독립신문은 정부의 탄압과 윤치호, 아펜젤러 등 편집인이 수시로 바뀌면서 오래 가지 못했다.
기자가 대한노인회를 출입하기 전인 2010년대만 해도 노인회와 관련된 기사를 조‧중‧동 등 중앙 일간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중앙회장의 동정과 정책적 발언 등이 언론과 방송 매체를 탔고, 신임 연합회장, 지회장들의 프로필을 비롯 지회 행사 및 기부 선행 등이 지역 신문에 소개되면서 노인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노인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인회가 오늘날 수많은 공적 단체 가운데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가 노인신문의 존재이다. ‘백세시대’ 신문은 지난 10여년간 노인사회의 다양한 현상과 노인회의 활동을 보도해오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서 노인문제로 고민했던 선진국의 실패와 성공 사례 등 국내외 노인복지에 대한 정보와 정책 등을 알렸다. 독자들은 부지불식간에 신문을 통해 노인문제에 눈을 떴고 신문이 노인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준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백세시대’ 신문은 특히 대한노인회와의 공동발행이라는 친환경 속에서 노인회의 각종 사업과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첨병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그로 인해 연합회 간, 지회 간 정보 교류가 원활해지고, 경로부장‧취업센터장‧자원봉사센터장들은 본지를 통해 얻은 정보를 활용해 경로당 활성화 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예컨대 노인들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인 노인 재능나눔활동 지원사업만 보더라도, 2월~12월까지 5만명 가까운 노인이 참여해 전국에서 동시에 행해지는 대대적인 국책사업의 설명회, 참여자 모집 및 선발, 실무자 워크숍, 현장 점검과 권역별 간담회, 평가 등 모든 일정이 상세히 보도된다. 이 사업의 실무자와 참여자들은 신문 기사가 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노인 회원들의 권리보호와 이익창출에 없어서는 안 될 전문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구독을 미루는 일부 노인지도자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의 공유와 상호 교류는 필수다. 전국의 다른 지회에서 참신하게 펼치고 있는 사업이나 프로그램들은 모른 채 해당 지회만의 사업을 진행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식이 되기 쉽다. 한 사람의 소극적인 판단으로 인해 수많은 회원들이 복지 수혜 대열에서 제외되거나 알권리에서 멀어진다면 이는 개인, 나아가 노인사회 발전에 큰 손실이자 불행이 아닐 수 없다.
노인인구 1000만명, 100세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둔 이때 노인은 의식 변화를 통해 사회를 책임지는 노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700만 노인은 세대 간 충돌, 빈부 격차, 이념 갈등 등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중심에 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4차 산업이 주도하는 AI(인공지능) 사회에서 뒤처진 채 과거의 노인들처럼 뒷방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소외된 공간에서 갇혀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한노인회는 노인 의식 변화를 위해 3월부터 무주의 노인전문교육원에서 경로당 회장 등 노인지도자들을 교육시킬 준비를 마쳤다. 노인의 의식이 변하면 노인사회가 변하고 노인사회가 변하면 대한민국도 변한다.
‘백세시대’ 신문은 노인사회에서 독립신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백세시대’가 노인 의식 변화의 지름길을 가르쳐주고 시간을 앞당겨 줄 것이란 사실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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