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필요한 건 다정한 말 한마디
[기고]필요한 건 다정한 말 한마디
  • 서상옥 시인‧수필가
  • 승인 2017.02.17 13:55
  • 호수 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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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어느 날 길을 가고 있을 때 한 거지가 길을 막고 구걸을 했다. 톨스토이는 주머니를 뒤지다가 거지의 손을 잡고 말했다.
“형제여! 미안하오. 지금 내게는 한 푼도 없소.”
그러자 그 거지는 허리를 구부리며 답했다.
“아닙니다. 선생님은 오늘 저에게 귀한 것을 주셨습니다. 저를 형제라 불러 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다정하고 따뜻한 말은 상대방의 영혼까지 부유하게 해준다. 구약성서 창세기에는 태초에 창조주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천지를 지으셨다고 한다. 또한 인간을 만들어 놓고 말씀 하시기를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했다. 신(神)의 능력을 말씀으로 표현한 것이다.
플라톤의 스승이자 “너 스스로를 알라”라고 외쳤던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그는 많은 대화를 통해 진리와 정의를 가르쳐온 철학자다. 이는 플라톤의 저서 ‘플라톤의 대화’에 잘 나타나 있다. 이밖에 4대 성인이라 불리는 예수, 석가모니, 공자 역시 모두 대화를 통해 진리를 깨우치게 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정치가들은 연설을 잘 했다. 이중 1863년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 남북전쟁의 전환점이 된 게티스버그에서 한 연설은 너무나 유명하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불과 266마디의 언어를 사용한 2분간의 짧은 연설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쉬운 말로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감동을 주는 예는 거의 없을 것이다. 영국 수상 처칠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피와 땀과 눈물을 흘리겠다”는 말 한마디가 국민의 심금을 울려 2차대전서 승리를 거뒀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정치철학을 가졌던 김대중 대통령도 희대의 웅변가였다. 그래서 민주투사가 됐고 남북평화협상을 주도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됐다.
요즘의 우리나라 국회를 살펴보자. 국민을 잘 살게 하겠다던 국회의원들의 난투극은 차마 눈뜨고 보기 어렵다. 듣기도 험한 막말로 싸우는 꼴이 정말 안타깝다.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정을 어지럽히고 경제를 도탄에 빠지게 한다.
어찌 정치인들뿐이랴. 기업가들의 비자금 조성과 허위 진술, 유명한 학자들의 거친 논쟁도 묵과하기 힘들다.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듣는 이의 감정을 자극하는 막말은 삼가야 한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온화한 말이 참으로 아쉬운 세상이다.
‘다정한 말 한 마디’는 서로를 아우르는 소통의 길이다. 천냥 빚도 말 한마디로 갚는다 하지 않았던가? 남의 허물을 탓하기보다는 자신을 성찰하면서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는 말만 할 일이다. “칭찬할 줄 아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든다” 했으니 남은 세상 아름답고 고운 말, 정이 묻어나는 말만 하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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