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표리부동… 친북 성향보다 심각하다”
“문재인의 표리부동… 친북 성향보다 심각하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2.17 13:58
  • 호수 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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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열두 달 서울 홍은동 백련공원 입구를 지키는 할머니가 있다. 여름에는 오전 6시부터 나와 오후 5시까지 등산객을 상대로 커피와 음료를 팔아 지역 주민들은 이 할머니를 ‘커피 할머니’라고 부른다. 커피 할머니가 며칠 전 기자에게 “그 사람 전에는 인사를 먼저 하더니만 요즘은 먼저 안 하고 받으려고만 해”라며 “사람이 변했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굴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이란 문재인(64)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말한다. 문 전 대표는 구기동에서 살다 작년에 홍은동으로 이사했다. 그가 사는 곳은 오래 전부터 명당자리로 알려졌다. 뒤로는 백련산이 버티고 있고 앞으로는 홍제천이 흐르며 맞은편엔 안산이 가로누워 있다. 전망 좋고 공기가 맑다. 다람쥐가 빌라 마당까지 나타나고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청명한 소리가 들리는 곳이다. 구기동도 조용한 산동네였다. 등산을 좋아하는 그가 서울 속의 전원생활을 원해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지 아니면 대선에서 좋은 결과를 바라고 풍수지리를 믿고 들어왔는지는 모르겠다.
문 전 대표는 지금까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자리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보인다. 노무현 전 대통령 아래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과 지난 대선에서 50% 가까운 표를 받았던 전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항상 사상 시비에 휘말려 점수를 잃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14일, 문 전 대표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주저 없이 말하겠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부터 먼저 가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 9일 한 TV 프로에서 참석자가 북한부터 가겠다는 한 발언의 유효성을 묻자 문 전 대표는 본질은 회피하면서 “왜 그런 질문을 주고 받아야 하나. 사상 검증처럼 그러니…”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문 전 대표가 친북좌파 성향인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는 미국을 무시하고 북한과 가까워지려고 애 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이다.
기자 역시 본란에서 문 전 대표의 사상 검증과 관련한 글을 쓴 바 있다. 이번에는 그보다 문 전 대표의 표리부동한 태도를 지적하려고 한다. 표리부동은 처음에 한 말이나 행동이 나중에 달라지거나, 겉과 속이 일치하지 않는 걸 일컫는 말이다. 쉽게 말해 심지가 단단하고 곧지 않아 마음이 자꾸 변해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의미다. 거짓말을 듣기 좋게 말할 때도 이 말이 쓰인다.
문 전 대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 처음에는 ‘독재자’라고 비난했다가 한참 후에 국립묘지의 박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산업화에 기여한 부분을 인정해야 한다”고 다르게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친일파 수장’이라고 표현했다가 ‘건국의 아버지’라고 바꿔 말했다.
이뿐이 아니다. 북의 폭침에 의해 천안함이 두 동강 난 엄연한 사실을 두고 처음에는 북의 소행임을 인정하기를 주저하다가 5년이란 세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북의 소행임을 시인했다.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서도 처음엔 “배치 결정이 졸속 일방적이었으니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현실적 한계를 언급하며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빨갱이인지 자유민주주의자인지 같은 사상 문제는 바뀔 수 있다. 후천적으로 학문적 지식에 의해 습득한 이념은 생존환경과 이해득실에 따라 얼마든지 버리고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표리부동은 선천적으로 인간의 본성과 인성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 여간해선 바뀌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 거짓말 잘 하는 친구가 사회에 나와서도 여전히 거짓말을 잘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 표리부동하면 나라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국민이 고생한다. 올해 대선 일정은 짧다. 국민은 문 전 대표의 오락가락하는 부분을 좀더 면밀히 관찰해 주권을 행사할 때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표는 세월호 사태 이후 늘 가슴팍에 달던 노란색의 세월호 리본도 한동안 달지 않아 궁금했던 적이 있다. 세월호 유족들에게 그가 표리부동해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울러 백련공원 커피 할머니같이 나이 많은 분을 만나면 먼저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사실도 새겨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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