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고향땅 밟아 봤으면”
“죽기 전에 고향땅 밟아 봤으면”
  • 정재수
  • 승인 2007.08.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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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도민회 등 실향민들 남북정상회담 큰 기대

지난 8일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그 어느 누구보다 기뻐한 이들이 있다.

바로 반세기 동안 고향을 가보지 못하고 꿈에서만 그리며 살던 이북 실향민들.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었지만 그래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고향땅을 밟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차 있다.

인천시 남구 숭의동에 있는 황해도민회는 한국전쟁 전후로 고향 황해도를 떠나 남한으로 넘어온 실향민 1, 2세를 비롯 이들이 남한에서 낳은 3세까지 포함 2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도민회는 불우회원 돕기, 황해도 출신 후진 양성, 망향제 지내기 등의 활동을 통해 인천지역에만 42만여명으로 추산되는 황해도 출신 실향민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다.

도민회 이동재 사무총장은 1948년 당시 16세 나이로 황해도 옹진군에 부모님과 형제들을 남겨둔 채 홀로 남한으로 내려왔다.

그러다 다행히 1.4후퇴 때 남한으로 내려온 가족들과 극적인 상봉을 했다.

사상 2번째로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소식에 이 사무총장은 “죽기 전에 꿈에 그리던 고향땅을 밟아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나같은 사람들이 북에 가서 혈육의 생사확인도 하고 고향의 흙도 만져볼 수 있도록 회담이 잘 성사되길 바란다”고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또한 우리나라 대표적 실향민촌인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에 있는 속칭 ‘아바이마을’ 실향민들도 “이번에는 고향을 가볼 수 있는 길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권 노인회장은 “고향에나 한번 가보고 죽는 것이 실향민들의 마지막 소원인만큼 이번에는 이 같은 조치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이의식 사무총장은 “나 또한 평북이 고향인 실향민이다. 실향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신도 주고 받을 수 있고 서로 왕래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친척들의 생사라도 확인 할 수 있는 방안 등이 결정되는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도 “이북에 고향을 두고 떠나온 실향민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가 특히 더 클 것”이라면서 “이들이 고향을 그리는 마음이 평양에까지 전달돼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재수 기자 jjs@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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