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남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이사장 “백세가 팔팔한 세상… 봉사활동 하다보면 병도 안 걸려”
윤부남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이사장 “백세가 팔팔한 세상… 봉사활동 하다보면 병도 안 걸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2.24 14:42
  • 호수 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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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걸려 실명 위기… 성경 153번 읽은 뒤 구원의 원리 깨닫고 목사 돼
대한노인회 등에 회원작품 기부… 노인들에게 행복한 예술인생 문 열어줘

예술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구가하려는 노인들에게 그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윤부남(74)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이사장을 말한다. 6년 전 설립한 기로미술협회는 회원이 1만5000명이다. 대부분의 미술협회가 전시회 참여자에게 출품비‧도록비 등을 요구하는데 반해 기로미술협회는 그런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출품작들에 국회의장, 장관, 시‧도 지자체의 상을 수여하는 등 대회의 권위와 품격도 갖추었다.
대한노인회에 5000만원을 기부하고 회원작품을 기증한 윤 이사장은 통일기금모금, 북핵폐기천만인서명운동에 노인회와 함께 동참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펴고 있다. 그는 또, 최근 대한노인회 이사, 노인의료나눔재단 부이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 2월 말, 서울 원효로에 위치한 기로미술협회의 이사장실에서 만나 행복한 노인사회를 위해 온몸을 바치는 열정적인 삶을 들었다.

-협회 사무실에 직원도 많고…규모가 크다는 걸 느낀다.
“전국적으로 1만5000명의 회원에 110개의 지회를 두었어요. 호주에도 지회가 있으며 운영위원이 68명입니다. 매년 국내 3회, 해외 2회의 전시회를 개최해요. 올해는 봄에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회원전을 열고 가을에는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엽니다.”
-회원들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
“노후가 보장 된 이들은 오지 않아요. 그들은 골프 치고 해외여행 가기 바빠요. 여기는 자식에게 있는 것 다 주고 가진 게 별로 없는 분들이 옵니다. 초‧중‧고 교사나 교장, 대령 이하의 예비역 군인, 경찰 출신 공무원들이 많아요.”
-전시 주최 측이 요구하는 비용 때문에 작가의 꿈을 접는 이들이 있다.
“제가 협회를 설립하면서 그런 폐단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전시회에 작품을 내려면 15만~20만원의 출품비‧도록비를 내야 합니다. 우리 협회는 그걸 안 받고 표구비만 받아요. 전시 끝나면 자기 작품을 가지고 가니까 어차피 들어가는 돈이에요. 작년에 개최한 대한민국국제기로미술대전 도록의 경우는 1200쪽 올 컬러로 제작했어요. 표지만 권당 2만원이 넘게 들어갔지만 당연히 무료제공이었지요.”
-협회는 무슨 돈으로 운영되나.
“여기저기서 빌리고 그럽니다(웃음). 협회에 임원이 900명 있어요. 그분들이 자발적으로 연회비 10만원씩을 냅니다. 그 돈은 직원 인건비 정도지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작품 기증을 많이 한다고.
“그림을 배우는 분들은 어느 시기가 되면 자기 실력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고 가르치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작품을 팔 기회가 적어요. 그걸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기부이지요. 작년에 대한노인회에 작품을 기증했고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도 두 차례 작품을 기증했어요.”

▲ 윤부남 대한민국기로미술협회 이사장(왼쪽)이 2월 21일, 이사장실에서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에게 기부약정서를 써주고 있다.

윤 이사장은 3월 21일, 전북 무주에서 개원하는 대한노인회 노인전문교육원에도 자신이 그린 120호짜리 풍경화를 기증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작품기증전을 통해 젊은 세대와 교감하고 예술로 그들을 돕고 있다. 해외교류전을 통해 우리 문화예술을 알리고 전시작품을 해당 국가에 기증함으로써 우리 문화예술이 그 나라에 영원히 뿌리내리는 일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에 기부 약속도 했다.
“노인의료나눔재단에서 어르신들의 무릎수술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재단에 기부를 하게 됐어요. 수술할 정도로 무릎이 아픈 분들은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게 일을 해온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을 돕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말아야 하지요.”
-‘기로(耆老)’는 무슨 뜻인가.
“고려시대 신종이 부왕의 갑작스런 서거로 졸지에 왕위 자리에 올랐어요. 신종이 중신들에게 국사에 대한 도움을 청하자 이들은 ‘이군불사’(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뜻)라며 거부하곤 70이 되면 퇴직을 했습니다. 신종이 이들의 도움을 받으려고 향연을 베풀었는데 그게 기로연입니다. 옛날에 60세를 노인, 70세를 기로라고 했어요.”

윤부남 이사장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3년 목사 안수를 받은 후 송정교회, 우리사랑교회 등에서 담임목사를 지냈다. 2006년 한국수필문학신인상을 수상해 수필가로도 등단했다. 대한예수교 실로암선교회 이사장, 대한민국 통일정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있다. 47회 율곡문화제 전국휘호대회 장원(대상), 국회의장 상(2015년), 세계한류대상(2016년) 등 수상.
-목사가 된 계기는.
“40대 때 갑자기 당뇨병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실명 위기도 왔고요. 세계적으로 신장‧당뇨병 권위자인 이희구 박사(순천향병원)가 저에게 ‘여자를 조심하고 욕심 부리지 말고 과로하지 말고 평생 조심하면 당뇨병이 없는 이보다 5~10년은 더 살 수 있다’면서 저를 병원에서 내보냈어요. 제가 당시 사업을 했는데 그 말은 곧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였어요. 몸이 아파 종교를 찾게 됐어요. 성경을 153번 읽고 나니까 비로소 뭔가 알게 되더라고요.”
-성경을 153번 읽으면 무얼 깨닫나.
“우리가 세상에 어떻게 왔고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그걸 알기 위해서 하나님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죄를 짓고 살아요. 그 죄의 씻음이 예수의 구원입니다.”
-노인이 종교를 가지면 좋은가.
“노인은 당연히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노인이 왜 자살하는 줄 아세요. 인간이 어디로 가는 줄 몰라서예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더 자살을 많이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 책무와 권리가 있어요.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천국이고 지옥 같다고 하면 지옥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면 여기가 지옥이에요. 그래서 자살하는 겁니다. 그걸 깨닫기 위해 믿음을 가져야 해요.”
-100세시대 노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
“대한노인회가 내세우는 노노케어,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얘기는 정말 기발한 발상이에요. 거기에서 발전한다면 ‘나는 내가 책임진다’입니다. 죽을 때까지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거지요. 우리가 할 일 하고 손 벌리지 말고 자기 생활을 하면 됩니다. 이젠 100살이 돼도 죽지를 않아요.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봉사입니다. 몸을 움직여야 병도 걸리지 않습니다. 활동하는 노인이 돼야 합니다.”
-예술 활동도 그 중의 하나인가.
“그림을 그리고 서예를 하면 치매 예방도 되고 좋습니다. 작년부터 우리 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민간인강사자격증을 주는 단체로 승인을 받고 강사를 배출하고 있어요. 85세 된 분이 강사 교육을 받는데 그 분이 귀까지 어두워요. 자격증 따서 무얼 하려느냐고 묻자 ‘평생 운전면허증 하나 없이 살아왔지만 나를 마지막으로 심판하듯 이걸 꼭 따서 아이들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싶다’고 대답했어요. 그런 분의 정신을 노인들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현 시국에서 노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나라가 두 개로 분열돼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가장 필요한 건 봉합입니다. 노인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해요. 몇 살 넘으면 국회의원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오는 건 다 노인 잘못이에요. 노인이 젊은이들에게 짐 되지 말고 떳떳하게 행동하면 그런 따위의 무시를 당하지 않아요.”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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