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가 어렵다고요?… 재밌는 기부 ‘퍼네이션’ 해봐요
기부가 어렵다고요?… 재밌는 기부 ‘퍼네이션’ 해봐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3.03 11:01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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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없어도 기부하는 ‘퍼네이션’

누구에게나 두근거리던 기부의 기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매년 겨울 구세군 냄비에 넣었던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지폐 한 장,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이 소개된 TV모금 프로그램을 보다가 건 ARS 기부전화 말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게 된 것은 기부란 그렇게 적은 돈으로는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 시절에 모았던 백원짜리 동전꾸러미 같은 것으로는 누군가를 돕기 힘들고, 그렇다고 더 큰 금액을 기부하기에는 부담이 돼서다.

▲ 최근 재미와 기부를 접목한 ‘퍼네이션’이 새로운 기부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역에서 시민들이 ‘기부하는 건강계단’을 오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게임에서 나무 심으면 사막 지역에 실제 식재… 즐겁게 기부에 참여
지하철서 계단 이용하면 적립… 장바구니에 물건 담아만 놔도 기부

이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아는지, 더 쉽고 재미있게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퍼네이션’(Funation)이라는 새로운 기부 문화가 등장했다. ‘퍼네이션’은 재미를 뜻하는 ‘Fun’(펀)과 기부를 의미하는 ‘Donation’(도네이션)의 합성어로 단순한 기부금 전달을 넘어 즐거움을 느끼며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활동이다.
단순히 얼마를 기부하느냐(금액)보다 어떻게 기부하는지(기부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생겨난 것인데, 액수 중심의 틀에 박힌 기업의 기부활동이 아닌 순수한 기부를 중요시하고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재미’와 결합하게 됐다.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해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등을 활용한 다양한 퍼네이션 활동이 급증하고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이에 다양한 퍼네이션 사례를 소개한다.

◇게임을 통한 기부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부가 된다면? 실제로 ‘트리 플래닛’이라는 게임을 이용하면 게임을 즐기면서 나무를 기부할 수 있다. ‘트리 플래닛’은 가상공간에 펼쳐진 지도 위에 나무를 심고 기르는 모바일 게임인데 중국, 네팔, 아프리카 등 나무가 부족한 지역을 선택한 후, 미션을 해결하며 나무를 성장시키면 된다.
게임 속에서 성장한 나무는 실제로 그 지역에 심어지고, 직접 이름도 붙일 수 있다. 실제로 이 게임을 통해 지난해까지 전 세계 12개국에 55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고, 41개의 숲이 조성됐다. ‘김우빈 숲’, ‘폴매카트니 숲’ 등 팬들이 스타를 위해 선물한 ‘스타 숲’부터 위안부, 세월호 등의 피해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 숲’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는 기업이 게임 내 광고를 하는 대신 나무를 심을 자금을 지원하고, NGO(비영리 민간단체)가 실제로 나무를 심는 일을 하면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해당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플레이 스토어’, 아이폰의 경우 ‘앱 스토어’에 접속해 ‘트리 플래닛’을 검색한 뒤 무료로 다운로드 받고 실행하면 된다.

◇기부하는 건강계단
지하철이나 병원, 공공기관 등을 이용하다 보면 독특한 계단을 밟아본 일이 있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면 이용자 1명 당 10원이 적립되는 ‘건강계단’ 말이다. 이렇게 모아진 기부금은 연말에 지역사회 내 불우 이웃 돕기에 사용된다. 기부금은 기업이나 병원 등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서울시 금천구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한 금천구청역 건강기부계단 이용자가 770만 명을 돌파해 2년간 총 4000만 원의 적립금을 모았다. 이 기부금은 구민을 위한 다양한 건강증진사업에 쓰였다.
현재 건강계단은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고 에너지 절약도 할 수 있으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부금 조성에도 일조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서울 지하철에서는 시청역, 왕십리역, 상봉역 등 총 16개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가끔은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아이쇼핑만으로도 기부를
장바구니에 사고 싶은 물건을 담아만 놓아도 기부금이 생기는 인터넷 쇼핑몰이 있다. ‘위시플렉스’라는 쇼핑몰에서는 갖고 싶은 상품 10개를 골라 장바구니(위시리스트)를 채우면, 내 지갑을 열지 않고도 유기견 보호, 팟캐스트 등 사이트 내 후원처에 매주 500원씩 기부할 수 있다. 눈으로만 즐기는 ‘아이 쇼핑’만으로도 기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부 방식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물건 10개 또한 할인받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장바구니에 담은 상품들을 추첨을 통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얻을 수 있으며, 당첨되면 최소 10%에서 최대 90%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동안 진행된 위시플렉스 후원 프로젝트 중 ‘천 마리의 애신의 집 아이들(유기견)을 도와주세요’에는 8702명의 후원자가 참여해 총 500만원이 기부됐으며, 이외에도 ‘필리핀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세요’, ‘배고픈 유기묘들에게 사랑을 선물하세요’, ‘난치성질환 장애아동을 위한 후원’ 등 다양한 후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용은 홈페이지(wishplex.net) 접속 후 ‘나만의 WISH’에서 갖고 싶은 상품 10개를 골라 ‘위시리스트’에 담은 후 ‘득템 응모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그러면 후원머니 500원이 지급되는데 지급받은 500원으로 마음에 드는 프로젝트를 후원하면 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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