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 시간을 대부분 집에서 보내는 사람
여가 시간을 대부분 집에서 보내는 사람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3.03 12:42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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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58>

여가 시간을 대부분 집에서 보내는 사람
신조어-집돌이·집순이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집에 있기에’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도깨비’ 명대사에 ‘집에 있기에’라는 말을 한마디 덧붙이면 집순이가 된다. 남들이 보기엔 꿀단지라도 숨겨놓은 것 마냥 집을 향해 직진한다. 게다가 집에 들어가면 도통 나오질 않는다. 그렇다고 사회성이 떨어지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어울려야할 땐 어울리지만 휴일엔 깜깜무소식일 뿐. 이처럼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는 사람을 집순이(집돌이)라고 한다.
휴일에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는 밖순이들은 집순이가 도대체 뭐하는지 궁금해한다. 집순이는 집순이대로 바쁘다. 청소나 빨래를 하고 밀린 TV 프로그램을 보며 쉬거나 독서·영화·요리·미술·악기 등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넘친다.
이렇게 집 안에서도 활동적인 집순이가 있는가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불 속에서 나오지 않고 밥 먹을 때나 화장실갈 때 잠깐 바닥에 발을 디딘다. 집순이가 되는 이유는 집이 편하고 좋고 외출하기 번거로워서도 있지만 노동에 지쳐 쉬느라 아무것도 못하거나 시간이나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최은진 기자


사물을 판단하는 힘이나 능력을 의미
순우리말-가리사니

흔히 잘못된 선택을 했을 때 판단력이 부족했다는 표현을 한다. 지인의 권유로 잘 모르는 회사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다거나 물건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충동적으로 구매할 때 이런 말을 사용한다. 판단력과 바꿔 쓸 수 있는 우리말이 ‘가리사니’다.
가리사니는 ‘가리다’에서 비롯된 말이다. ‘가리다’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이중 ‘둘 이상의 대상 중에서 바람직한 것을 구분해 골라내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똥오줌을 가리다’라고 할 때는 ‘뒷일을 보아도 좋을 자리를 구별하는 지각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가리사니’는 이런 ‘가리다’에서 나온 말로, 사물을 판단할 수 있는 지각(知覺), 사물을 판단하는 데 기초가 되는 실마리를 일컫는다. 사람과 더불어 쓰이면 ‘사물을 판단하는 힘이나 능력’을 나타낸다. ‘가리사니를 잡을 수 없다’고 하면 ‘일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때는 ‘가리사니’ 대신 ‘가리새’라고 쓰기도 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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