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지배자 거대 고릴라와 괴수간 혈투 볼만
섬의 지배자 거대 고릴라와 괴수간 혈투 볼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3.10 13:37
  • 호수 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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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콩:스컬 아일랜드’
▲ 1933년 개봉한 괴수영화의 고전 ‘킹콩’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 작품보다 두 배이 상 큰 거대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압도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화 속 한 장면.

침략자인 인간과 동물의 대결 통해 인간의 폭력성 드러내
주인공, 기존 킹콩의 2배… 거대 거미‧문어 등 괴수 총출동

1933년, 당시 미국 최대 영화제작사 중 하나였던 알케이오(RKO)는 독특한 영화 한편을 공개한다. 키가 작은 빌딩만한 거대 고릴라를 등장시킨 영화 ‘킹콩’을 선보인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구경거리로 전락한 ‘킹콩’이 우리를 탈출해 뉴욕을 쑥대밭으로 만들다 사랑하는 여인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은 괴수와 미녀의 로맨스라는 색다른 장르를 만들었다. 이후에도 수많은 아류작이 만들어지며 ‘킹콩’의 매력을 이어갔다. 그리고 3월 8일 또 다른 킹콩이 국내 극장가를 찾아왔다. 로맨스가 아닌 괴수간의 싸움을 부각한 ‘콩: 스컬 아일랜드’ 이야기다.
고전영화 킹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콩: 스컬 아일랜드’가 개봉했다. ‘콩’(kong)은 고릴라를 의미하는 영단어로 ‘킹콩’은 말 그대로 ‘유인원의 왕’으로 불리는 거대 괴수를 칭한다.
미지의 섬에서 벌어지는 거대 고릴라의 활약에 초점을 맞춘 영화답게 작품은 초반부터 콩과 헬기 부대의 대결로 화려한 포문을 연다.
베트남전에서 미국의 패색이 짙어가던 1972년, 미국의 관측 위성은 남태평양에서 스컬 아일랜드(skull Island)라 불리는 ‘미지의 섬’을 발견한다. 러시아보다 한발 앞서 이 섬을 점령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탐사팀을 급파한다. 지질학자, 생물학자, 탐험 전문가, 종군 기자 등으로 구성된 구성된 탐사팀은 지질 검사를 명목으로 스컬 아일랜드에 폭탄을 투하하고 이 섬의 수호자인 콩을 진노케 한다.
콩의 공격을 받고 추풍낙엽처럼 떨어진 탐사팀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고 두 패로 나뉘어 섬을 탐사하게 된다. 전직 군인 출신의 정글 전문 가이드 콘래드와 종군 사진기자 위버가 이끄는 팀은 우여곡절 끝에 2차 대전 당시 이 섬에 불시착한 군인을 만나 스컬 아일랜드의 생태계에 대해 듣게 된다. 킹콩은 단순한 괴수가 아닌 이 섬의 원주민에게 신적 존재이자 수호자라는 것. 거대 거미와 바다 괴물, 그리고 킹콩의 숙적인 스컬 크롤러(두 팔 달린 뱀 모양의 괴물) 등이 즐비한 스컬 아일랜드의 생태계는 콩의 존재로 인해 가까스로 유지될 수 있었다.
하지만 베트남전 패전의 충격과 콩의 공격으로 부대원을 잃은 패커드 중령이 이끄는 또다른 팀은 콩에 대한 복수심에 불탄 나머지 부대원과 스컬 아일랜드를 위험에 빠트린다.
영화에 등장하는 ‘콩’의 키는 무려 30미터로 이전 영화 속 킹콩들보다 2배 이상 몸집이 커져 압도적인 액션을 선보인다. 크기뿐만 아니라 인간과 감정을 공유하고, 도구까지 사용하는 등 더욱 진화된 모습에선 놀라움마저 느껴진다.
이와 함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괴수들이 총출동한다. 콩을 비롯해 스컬 크롤러, 거대 거미, 초대형 버팔로 등이 콩과 일대일 대결을 선보이는데 그 광경을 구경하는 손톱만한 인간 관객들을 잔뜩 긴장하게 할 만큼 위력적이다.
또한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선명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침략자인 인간과 원주민인 동물의 대결을 통해 자연을 약탈하면서 잘못인 줄 모르는 인간의 악행을 드러내며 반성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원하는 걸 가질 수 없다면 아예 파괴해버리고 말겠다는 못된 심보로 스컬 아일랜드에 폭격을 퍼붓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배경 음악은 전쟁과 살생을 축제처럼 즐기는 인간들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 작품 곳곳에서는 한국영화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장면이 곳곳에서 등장해 반가움을 준다. 영화의 시작에선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을 인용한 듯한 사막 결투 장면이 등장한다. ‘올드보이’(2003)의 명장면인 장도리 액션을 연상시키는 액션 씬과 영화 속 주요 괴수가 해골을 구토하는 장면은 ‘괴물’(2006)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한국영화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은 이 작품을 연출한 조던 복트-로버츠 감독의 남다른 한국 사랑 덕분이다. 실제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로버츠 감독은 “훌륭한 한국영화들이 가끔은 할리우드 감독들을 부끄럽게 할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영화 사랑을 외치기도 했다.
‘아바타’,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수상한 제작진이 만들어낸 괴수들은 영화의 사실감을 더한다. 지난해 ‘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리 라슨과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사무엘 잭슨, 존 굿맨이 대거 출연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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