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병상의 아내를 수발해오며 힘들었던 몸과 마음이 따스한 이불로 위안이 됐다.”
지난 2월 6일, 마음사랑요양병원에서 정광영 광주 북구지회장으로부터 겨울이불을 전달 받은 김상조(95)어르신이 감격해 하는 말이다. 겨울이불 한 채가 어렵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외로운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지난 1월 3일, 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전해 받은 성금 1000만원으로 겨울이불을 마련, 전국의 지회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이 성금은 복지부 직원들의 강연료, 월급 1000원 미만 금액, 나눔장터 수익금 등을 모은 것이다.
겨울이불을 전달 받은 전국의 어르신들은 감사의 말과 함께 이불을 받아든 사진들을 대한노인회에 보내왔다. 한결같이 춥고 외로운 겨울나기에 큰 위로와 도움이 돼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이현수(80‧서울 도봉구)어르신은 “경로당에서 오래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집안 가득 한기와 외로움이 찾아와 더욱 춥게 느껴졌지만 새 이불 덕분에 이번 겨울은 따스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감사해 했다.
우춘자(77‧울산 울주군) 어르신은 “태풍 ‘차바’로 살던 가건물이 모두 파손돼 친구 집에서 지내며 새로 가건물을 짓고 있다. 난방이 안 돼 전기장판으로 겨우 버티는 중에 이렇게 가볍고 따뜻한 이불을 받아 홀몸이지만 마음은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어르신들은 받기만 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기도 했다. 자기보다 더 어려운 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자신만 행운을 독차지 하는 것 같아 부담이 되는 듯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도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했다.
유태주(85‧대구 중구) 어르신은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이다”고 말했다.
최흥식(81‧인천 연수구) 어르신도 “이 일을 계기로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떤 이들에겐 없어도 될 돈이지만 작은 정성이 어르신들에게 커다란 위안과 삶의 희망을 준다는 사실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직원들이 모금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복지부 성금으로 마련한 이불 전달 받고 고마워하는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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