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표 ‘섞어찌개’ 전성시대
편의점표 ‘섞어찌개’ 전성시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3.17 13:31
  • 호수 5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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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방송을 한 MBC ‘아빠! 어디가?’는 바쁜 사회생활로 가정에 소홀했던 연예인 ‘아빠’들과 그들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여행을 다루며 안방극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아나운서 출신 김성주를 비롯해 모든 출연자들이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광고모델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수 윤민수와 그의 아들 윤후의 활약이 가장 눈부셨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았는데 가장 히트친 건 ‘짜빠구리’였다. 한 라면회사에서 출시한 짜장라면과 국물라면을 함께 끓인 라면인데 두 제품의 장점이 절묘하게 결합해 새로운 맛을 창출했고 대중에게도 어필한 것이다. 방송 직후 두 제품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급기야 윤민수 부자(父子)는 해당 제품의 광고모델로도 기용됐다.
이후 다른 제품을 섞어서 하나의 음식으로 만드는 일명 ‘믹스 레시피’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됐다. 믹스 레시피는 예전부터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암암리에 전수되고 있었고 짜빠구리도 그중 하나였다.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공개된 후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고 유행에 민감한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새로운 믹스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그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에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편의점이 부상하면서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으로 만든 믹스 레시피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가수가 즐겨먹어서 그의 이름이 붙은 마크정식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점 믹스 레시피가 빠르게 전파되고 있고, 편의점에서 이를 만들어 먹는 젊은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중고생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일부 직장인들도 가세하면서 편의점표 섞어찌개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에 ‘편의점 조합’이란 단어를 넣어서 검색하면 수많은 레시피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레시피만 모아서 소개하는 방송도 등장했다. 3월 13일부터 정규편성된 tvN의 ‘편의점을 털어라’는 기존 음식방송과 달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이용해 만든 각종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편의점 음식 중 상당수는 나트륨이 과다하게 들었는데 이들을 섞어서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극적인 맛인데다가 영양적으로도 부족함이 많아서 한끼 식사로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비록 혼자서 조촐하게 편의점에서 한 끼를 해결하더라도 즐겁게 먹겠다’는 젊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생각은 지지하고 싶다. 다만, 불황 등 여러 이유로 영양적으로 균형을 갖춘 식사를 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편의점 믹스 레시피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머지않아 수그러들기 바라는 마음을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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