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물로 보지 마라
물, 물로 보지 마라
  • 최환석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
  • 승인 2017.03.17 13:34
  • 호수 5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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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4>

한 토크쇼에 출연한 아리따운 여자 연예인에게 MC가 물었다. “피부가 좋으신데, 피부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 뭔가요?” 상큼한 미소를 띤 얼굴로 그녀가 답했다. “저는 물을 많이 마셔요.” 솔직히 그녀의 피부는 타고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답이 틀린 것은 아니다. 타고났든 타고나지 않았든 피부 건강을 지키는 데 물을 마시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70%는 수분으로 구성돼 있다. 인체의 모든 장기와 세포의 주된 구성원이 바로 물이다. 뇌세포의 85%, 혈액의 82%, 근육의 75%, 뼈의 25%가 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2%만 부족해도 우리 몸은 갈증을 느낀다. 우리 몸에서 5%의 물이 사라지면 피곤함을 느끼고 맥박이 빨라지며, 심장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만약 체액의 10% 이상이 빠져나간다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물을 물로 봐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동시에 우리 몸에서 맡고 있는 역할도 다양하다.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며 피부에 수분 공급도 해준다. 또한 항산화 작용을 해 노화를 방지하고, 장 기능을 강화시켜 변비 예방과 설사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하는 것일까? 이 문제는 우리의 몸이 하루에 얼마만큼의 물을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보면 된다. 우리 몸의 70%가 물로 구성돼 있는데, 하루에 소변이나 체액으로 빠져나가는 양은 2.4~2.6리터 정도다. 이런 수치를 바탕으로 계산했을 때 생물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체중 1kg당 33㎖ 정도다. 즉, 체중이 60kg인 사람이라면 하루에 약 2리터, 즉 8잔의 물이 필요하며 체중이 더 나가는 사람은 그에 맞춰 물을 더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자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미 그 이상의 물을 마시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하지만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을 정확하게 측정해 본다면 자신의 물 섭취량이 놀랄 만큼 적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보통 한국인은 국이나 찌개 등의 음식을 통해 수분을 섭취하고 커피, 차, 콜라 등의 음료를 통해 물을 보충한다. 이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정확히 말하면 이 모든 것은 마신 물의 양에 포함시키기 어렵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시원함과 더불어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지만 실상은 음료수를 마시게 되면 음료에 들어 있는 탈수 성분이 우리 몸에 수분이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역시 탈수물질이 함께 들어 있어 물을 공급하면서도 탈수를 야기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하루에 마셔야 하는 2리터의 물에는 국이나 찌개, 커피나 탄산음료를 통한 수분 섭취는 제외시키고 순수하게 마신 물의 양만을 포함시켜야 한다.
반대로 갈증을 자주 느껴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당뇨병 등의 질병은 없는지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물을 과하게 마시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떨어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나 두통이나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은 많이 마시는 것도, 적게 마시는 것도 옳지 않으면 하루 2리터 정도를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물은 언제 마시는 것이 좋을까? 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은 아침 기상 직후로, 아침 공복에 마시는 물은 보약과도 같다. 잠자는 동안 발생한 수분 부족을 회복시켜 주며, 원활한 배변활동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식사 30분 전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몸이 음식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역할을 해 소화기능에 도움이 되며, 식후 2~3시간 후 소화가 진행된 후에 물을 마시는 것도 좋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후 마셨던 시원한 물맛을 기억할 것이다. 갈증을 해소해주던 그때의 느낌처럼 하루 2리터, 건강한 물마시기로 우리 몸의 건강을 채우면 어떨까.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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