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담뱃갑 경고그림, 금연 결심의 계기 되길
[복지부 특별 칼럼]담뱃갑 경고그림, 금연 결심의 계기 되길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 승인 2017.03.17 14:07
  • 호수 5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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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담배가격 인상, 음식점 전면 금연구역 확대에 이어 우리나라 금연정책에 큰 획을 긋는 또 하나의 제도가 지난해 12월 23일 시작됐다.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이 그것이다. 기존 담배의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한 1월 말부터 시장에 나타나 지금은 판매점 진열장의 대부분을 경고그림 담배가 채우고 있다.
경고그림 담배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경고그림을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어르신들로부터 그렇지 않아도 걱정되는 건강에 대한 우려를 상기시키고 사랑하는 어린 손주들의 시선도 신경 쓰인다는 고충이 종종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의 경고문구가 신경 써서 읽지 않으면 정보의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 반해 경고그림은 즉각적으로 흡연의 폐해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효과성 때문에 흡연자들의 불편과 고충에도 불구하고 2001년 캐나다에서 처음 도입된 이래 전 세계 102개 국가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금연정책이다. 우리나라도 2002년부터 제도화를 시도하였으나 13년 동안 사회적 합의가 지연되어 실제 시행이 다소 늦어진 편이다. 오히려 이번에 채택된 10종의 경고그림은 실제 흡연과 해당 질병과의 의학적 연관성이 입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국민 설문조사에서 외국의 경우에 비해 혐오성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확인된 사진이나 그림들이다.
경고그림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연상담전화는 지난해 12월 주당 평균 330건에서 1월엔 587건, 2월에는 주당 평균 1214건으로 늘었다. 2월 1214건의 경우 10명 중 8명이 경고그림을 보고 금연상담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담배 판매량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상 1월에 감소하다가 2월 이후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왔지만, 올해는 지난 12월보다 올해 1월에, 1월보다는 2월에 담배 판매량이 1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경고그림은 흡연자에 대한 금연효과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흡연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경고그림이 아니더라도 최근 일련의 담배 규제정책은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2014년 9.2%이던 청소년 흡연율은 2016년 6.3%를 기록하여 2년 동안 무려 30%가 감소하였는데, 이번에 시행된 경고그림은 담배를 피우는 것이 더 이상 멋진 일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부각시켜 청소년의 흡연예방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음식점에서 담배 피는 모습이 거의 사라진지도 2년여밖에 되지 않았다. 단계적으로 시행해온 음식점 금연구역이 2015년에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 시행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로 실내 금연이 공공장소의 에티켓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담뱃갑 경고그림이 이러한 금연문화 확산에 또 하나의 강력한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당장은 경고그림이 거북할지라도 흡연자들에게 금연의 계기를 제공하여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우리의 청소년들의 흡연 시작을 낮추어주기를 소망하면서, 경고그림이 전달하는 담배의 진실과 마주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금연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담뱃값 인상 이후 정부가 대폭 확충한 보건소 금연상담, 가까운 병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금연치료, 각 시도별 지역금연지원센터에서의 1박2일 또는 4박5일 금연캠프 등 다양한 금연지원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 이글을 읽고 난 후, 금연상담전화 1544-9030을 눌러보자. 오늘 하루 나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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