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함부로 달지 마세요
‘악플’ 함부로 달지 마세요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3.24 11:21
  • 호수 5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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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코미디언 이국주가 지속적으로 비방글을 게시하는 ‘악플러’들을 대거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악플’ 문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악플이란 악(惡)과 답장이란 뜻을 가진 ‘리플라이’(reply)가 합쳐진 말로, ‘악의적인 댓글’ 즉 고의적인 악의가 드러나는 비방성 댓글을 가리킨다.
악플은 인터넷의 발전과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의 등장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늘면서 덩달아 생겨난 사회문제다. 일부에서는 이를 ‘쓴소리’로 취급하며 사람들의 지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과 정치인들이 그런 걸로 고소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에 대한 비판을 의식했는지 실제 악플러들을 신고한 연예인들은 자신들이 고소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IS나 탈레반, 북한의 김정은이나 저지를 법한 패륜적인 내용들이었다. 해당 연예인들은 흔히 사람들이 입에 담는 욕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과격하고 모욕적인 발언, 자신의 가족까지 들먹이는 몰상식한 언변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악플러들을 고소한 연예인 대부분이 재판에서 압도적으로 승소했다. 피의자들은 수백만원의 벌금을 내고 도가 지나친 일부는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철없는 중고생들의 짓일 거라 여겼지만 악플 작성자 대부분이 20~30대였다. 이들은 자신과 달리 연예인들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에 부러움을 느껴 저질렀다고 밝혔다. 실제로 선처를 호소하며 사과를 하기도 했지만 연예인들이 재발방지 차원에서 취하 없이 강경 대응을 펼쳐 대부분 처벌을 받았다.
악플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대처로 현재 관련 게시물은 몇 해 전보다 현격히 줄었지만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악플이 노인세대에도 스며들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입문이 젊은 사람들보다 늦은 일부 노인들이 과격한 댓글을 달면서 자칫 잘못하면 고소의 대상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실제 전직 대통령을 지지하는 일부 카페에서는 야권 정치인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퍼 붇고 있다. 해당 게시글의 피해 당사자들이 뚜렷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신고를 하면 앞선 판례에 따라 거액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
노인들이 활발히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법적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악플을 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노인들의 연륜은 결코 젊은 사람들이 따라 잡을 수 없다. 이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한다면 비록 내용은 무겁더라도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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