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 4월 4~5일께 인양 완료될 듯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 4월 4~5일께 인양 완료될 듯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3.24 11:26
  • 호수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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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44m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침몰해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숨진 대참사가 발생한 지 1073일만에다. 이에 따라 침몰 원인 등이 규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월 22일 오전 10시부터 맹골수도 44m의 바다 밑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해저면에서 1~2m 들어 올리는 시험 인양에 착수한 뒤 이날 오후 8시 50분부터 본 인양을 시작했다.
23일에는 수면 위 6m까지 좌현으로 누운 선체가 부상했으며 인양 목표 지점인 13m까지 부상된 뒤에는 재킹바지선(인양줄을 잡아당기는 전용 작업선) 고박 작업을 하게 된다. 그 후에는 반잠수식 선박 위에 세월호 선체를 선적해 사고 현장에서 87㎞ 떨어진 목포신항만 철재부두로 이동될 예정이며, 이곳에서 미수습자 수습과 유품 정리 등 여러 정리 작업이 진행된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현 시점에서 거치 예정일을 정확하게 예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작업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내달 4~5일쯤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도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세월호는 그동안의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듯 여기저기 부식되고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그날의 충격을 말하듯 금이 간 부분이 길게 이어져 있었으며, 사고 때 큼지막하게 보였던 ‘SEWOL’(세월) 글자도 부식돼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세월호를 인양하는 데까지는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다. 참사 1주기인 2015년 4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선체 인양을 공언했고, 정부는 그해 8월 중국 인양업체와 계약해 2016년 7월까지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양 시점은 여섯 차례나 미뤄졌다. 또한 지난 3월 20일에도 시험 인양을 시도하기로 했다가 높은 파고가 일 것으로 예보되면서 계획이 유보된 바 있다.
이처럼 온갖 어려움을 겪은 끝에 세월호가 본격적으로 인양중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선체 인양이 진실규명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순항하던 배가 왜 갑자기 가라앉았는지 원인을 명확하게 추적해야 한다.
마침 인양에 맞춰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되고 관련 특별법도 21일 공표됐다. 국회는 신속히 8명(국회 선출 5명, 희생자가족 대표 선출 3명)의 위원들을 선출해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정부도 인력과 예산 등 위원회 활동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간절한 바람은 미수습 실종자 시신을 찾아내는 것이다. 현재 선체 주변에 커다란 그물망을 설치해 인양과정에서 시신 유실을 방지하긴 했지만 선체가 워낙 부식이 심해 찾기가 어렵고 위험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고 이후 오늘까지 팽목항에서 미수습자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이에 해수부는 미수습자 9명 수색에 앞서 방역 등 안전점검부터 벌일 예정이다. 미수습자 시신이나 유해가 3년간 선체 밖으로 유실됐을 수도 있어 침몰 해역 수색도 병행키로 했다. 미수습자 선체 수습 방식으로는 선체를 눕힌 상태에서 객실 구역만 분리해 바로 세운 뒤 수색 작업을 벌이는 ‘객실직립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면서 “유족과 충분히 협의해 수색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세월호 인양을 계기로 세월호를 둘러싼 갈등과 반목은 끝나야 한다.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이 다시 상처를 헤집으며 분노와 고통을 키우는 대신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다시는 이 땅에서 이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철저한 진상 규명은 안전하면서 책임 있는 국가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더 이상 ‘인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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