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씹고 삼키기 쉬운 식품 개발위해 제도 개선을”
“노인이 씹고 삼키기 쉬운 식품 개발위해 제도 개선을”
  • 최은진 기자
  • 승인 2017.03.24 13:56
  • 호수 5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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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의 영양섭취 이대로 좋은가’ 국회 토론회
▲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선보인 고령친화식품. 연근조림은 식품경도조절기술 중 효소처리 방법을 통해 먹기 편하게 만들었다. 사진=한국식품연구원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한한 고령자친화산업진흥법 고쳐야
식사재료비도 장기요양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시킬 필요 있어

고령화가 진행되면 어르신들은 치아와 저작근이 약해지고 침 등 소화액 분비가 감소해 씹고, 삼키고, 소화시키는데 어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부드럽고, 사레들지 않고, 소화까지 잘 되도록 물성·점성이 조절된 고령친화식품 개발을 위한 법적 개선과 정책 방향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국식품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3월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고령자의 영양섭취 이대로 좋은가?’라는 2017년 고령친화식품 토론회를 열고 고령친화식품 활성화를 위한 과제 및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를 했다.
우리나라는 올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14%를 넘는 고령사회 진입이 확실해졌고 2025년에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고령사회에 대비해 다양한 정책들이 있지만 어르신 건강 문제에 있어서는 사전 예방보다 사후적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2015년 노인 진료비는 22조 2361억원으로 전체 진료비의 약 38%를 차지했다.
어르신들이 적절한 영양 섭취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면 삶의 질을 높이는데다가 국가적으로는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어르신 3대 섭식 장애를 고려한 고령친화식품 개발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정의 및 기준 마련과 관련 법 개정,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발제를 시작한 김초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초빙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고령자 영양 실태에 대해 “저작 불편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에너지 및 모든 영양소 섭취량이 10~2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양 섭취에 있어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독거노인일수록 취약하다”고 말했다.
박동준 한국식품연구원 부원장은 고령자 식품 기술 발전 현황에 대해 “노인층 섭식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식품 경도 조절 기술(Texture Modification Technology, 식품을 부드럽게 하는 기술)인 효소 처리, 재성형, 3D 프린팅 등과 영양성분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 등이 있다. 실제로 이를 활용해 우리나라 주요 반찬인 연근조림, 나박김치, 동치미 등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는 고령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식품 물성 기준 및 규격이 설정돼 있지 않고 관련 제품 생산을 위한 가공 기술과 유통망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식품의약품정책연구센터장은 고령자 식품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및 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현재 고령자친화산업진흥법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제한돼 있는데 이를 식품으로 확대하자”며 “또한 장기요양보험법에 식사재료비는 비급여대상인데 이를 장기요양 범위에 포함시키고, 저작·연하기능 저하 노인을 위해 제조·가공 인증된 고령친화식품 구입비를 국가에서 반을 부담하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태균 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회장은 “노인들은 치아가 약해지고 침이 잘 돌지 않아 미각을 잃어 입이 짧아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적은 양을 먹더라도 하루에 필요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명국 청운대 융합소재공학과 교수는 “고령친화식품산업을 위한 정책개발, 품질향상, 진흥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자를 위한 특수의료용도식품 전문기업인 한국메디컬푸드 오동휘 부사장은 “기업 입장에서 연구·개발에 투자해서 고령친화식품을 개발했을지라도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과 신사업 확장성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기업 참여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라며 제도적 지원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신우식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장은 “2016년 화두였던 기능성식품 산업 활성화도 식약처와 원활한 협업을 통해서 잘 진행됐다”라며 “고령친화식품산업도 관계 부처, 산업계와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보기 위해 참석했던 한 어르신은 “고령친화식품이라는 단어보다는 다른 단어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은진 기자 cej@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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