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나이 아닌 잠재능력으로 판단하라
고령자, 나이 아닌 잠재능력으로 판단하라
  • 정재수
  • 승인 2007.08.24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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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지면 능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사실인가  사실이냐, 아니냐 그리고 어느 정도 사실인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나이는 정확히 말하면 시간의 경과이다. 나이 듦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단순히 주위의 몇 사람들을 보고 결론을 내리거나 노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가 70대말이나 80대 초반이 넘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그 이전에는 능력이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과학적 연구 결과이다.

나이와 능력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 능력이 떨어지는 정도도 다르기 때문에 한 마디로 나이 들면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나이 듦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활동 면에서 어느 정도 능력이 떨어지는지 생각해 보기로 하자.

먼저 신체 능력을 살펴보자. 현재까지 알려진 연구결과를 보면 노화에 따라 신체적 능력이 약해지지만 그 약해지는 정도는 70대 말까지는 크지 않다고 한다.

어떤 연구에 의하면 힘든 가사 일, 큰 물건 이동, 5㎏ 이상 물건 들어올리기와 운반하기와 같은 활동은 65세 이상 노인의 62%가 할 수 있었고, 79세까지 노인의 65~70%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80세 이후부터는 크게 낮아져 21% 정도만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정원 가꾸기, 캠핑, 사냥, 낚시, 수영, 달리기, 에어로빅, 자전거 타기, 테니스 등의 운동은 79세까지 90%의 노인이 한 가지 이상을 할 수 있었고, 85세까지도 61%나 가능하다고 한다.

정신 능력을 살펴보자. 인간 뇌(腦)의 기억용량은 사용할수록 그 용량이 커지는데 실제로는 뇌의 기억용량은 사용되는 부분보다는 사용 안 되고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사용하는 단어의 수도 나이 들면서 크게 증가하는데 대학 졸업 시 2만2000단어 정도 알고 있는데 계속 개발하면 4만5000단어까지도 가능하게 된다고 한다.

노화에 따라 지능도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는 지능검사 도구가 노인에게 불리하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같은 사람들을 매년 계속 관찰 해 본 결과 지능은 70대 중반 이후까지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많은 경우 노인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에 능력이 없거나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능력은 직업능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 직업능력은 신체근육 운동, 인지 및 사회적 기술의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노화에 따라 신체적 및 생리적 능력의 제한이 있어도 인지 및 사회적 기술을 활용하여 일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또한 유연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노인의 능력을 특히 속도, 힘, 지구력의 평가나 조직의 기능평가로 단순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의 과학적 연구결과로 보면 적어도 70대 중반까지는 노화에 따라 능력 또는 생산성이 별로 저하되지 않거나 크게 저하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어느 한 측면에 치우친 평가로 노화에 따라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은 편견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사실 나이로 능력을 판단하는 고용주는 대개 중고령자 또는 고령자인 경우가 많은데 자기들은 나이 들었어도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다른 사람은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모순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고용주는 먼저 그런 모순에서 벗어나야 하고, 단순히 나이로 능력을 판단할 것이 아니라 고령자의 잠재능력을 생각하여 고령노동자를 교육시키고 훈련시키고 또한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 후 개관적으로 능력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최성재 서울대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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