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단 것을 많이 먹으면 꼭 생긴다?
당뇨병, 단 것을 많이 먹으면 꼭 생긴다?
  •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 승인 2017.03.31 13:36
  • 호수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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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5>

날씨가 따뜻해지자 오달콤(가명) 씨는 시원한 냉면 생각이 간절했다. 직장 동료들과 찾은 냉면집은 육수 맛이 일품이었다. 설탕이 들어간 건지 과일이 들어간 건지 달달한 맛이 입에 짝 붙는다. 점심을 먹고 근처 카페를 찾아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커피 중에서도 가장 달콤하다는 캐러멜 마키아토 한 잔에 티라미수 케이크 한 조각까지…. 그야말로 달콤한 점심식사를 마쳤다. 오씨는 한 끼 식사에 얼마나 많은 설탕을 먹었을까?
하루 설탕 권장량은 50g 미만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당류 섭취량은 61.4g이다. 설탕이 비만을 일으키고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달게 먹는 것이 습관화돼 설탕 섭취량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단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단 것을 많이 먹었을 때 당뇨병이 생기는 것일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성질환인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양이 적어지거나 분비가 억제되면서 혈액 중의 포도당, 즉 혈당 농도가 정상인보다 높아지고, 이로 인해 소변에 포도당이 그대로 배출되는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의 핵심은 단 것을 많이 먹었느냐가 아니라 췌장 기능에 이상이 있느냐는 점이다. 보통 단 것을 많이 먹으면 당뇨병이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며, 많은 연구를 통해 단 음식과 당뇨병의 발생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그 인과관계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학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단 것을 많이 먹는 경우,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겨 당뇨병이 생길 수도 있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행해진 연구에 따르면 단 음식, 즉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탄산음료를 많이 마실 경우 체중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당뇨병의 핵심 장기인 췌장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됐다.
또한 단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심으로 인해 혈당이 높게 상승하면 고혈당에 의한 독성 작용으로 췌장 기능이 저하돼 당뇨병이 잘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실제 생활에서 설탕이나 당분이 들어간 음식을 먹는다고 직접적으로 당뇨병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단 음식을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특히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음식에 적당량의 당분이 들어가는 것은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단 음식을 먹었을 때 정상인에 비해 혈당이 빨리, 그리고 많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단 음식을 먹을 때에는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은 식사와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과체중일 경우 체중 감량을 위해 식사를 조절하고 운동을 해야 하며 술, 담배는 반드시 금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흡연을 하는 경우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혈당과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눈 및 신장 합병증의 위험이 높아지며 말초신경의 손상으로 발에 궤양과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검진을 받는 동시에 적절한 약을 복용해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식품 등은 절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당뇨병은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질병이라기보다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아직까지 완치에 이르는 치료법이 개발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뇨병 초기에는 본인의 노력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당뇨병으로부터 해방되거나, 약물을 복용하면서 일상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반대로 당뇨병은 불치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사로잡혀 치료시기를 놓치면 당뇨병으로 평생 고생할 수 있다. 고질병이 되느냐, 고칠병이 되느냐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출처: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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