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으로 망막혈관 파괴… 실명 원인 1위
당뇨 합병증으로 망막혈관 파괴… 실명 원인 1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3.31 13:54
  • 호수 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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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망막병증 증상과 치료법
▲ 당뇨 합병증 중 하나인 당뇨망막병증은 조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사진은 정상 망막(왼쪽)과 안구 내 출혈이 생긴 당뇨망막병증 망막(오른쪽)의 모습.

초기엔 증상 없어 인식 못해… 눈앞에 검은 점 아른거리면 많이 진행
심해지면 부종‧실명 위험도… 정기적인 안검진으로 발병 예방해야

당뇨를 앓고 있는 고광애(65)씨는 올해 초부터 앞이 흐릿해 보이고 상이 제대로 맺히지 않는 등 시력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지만 노안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결국 거의 시력을 잃고 난 후에야 병원을 찾은 고씨는 안저검사, 안구단층촬영을 진행한 결과, ‘당뇨망막병증’이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혈당이 지속되는 질병이다. 특히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완치가 힘들고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당뇨 합병증은 시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망막병증은 국내 성인 실명원인 1위로, 당이 높은 피가 망막의 미세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순환장애를 일으켜 망막이 손상을 입는 질환을 말한다. 눈은 신장과 함께 미세혈관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 단위 면적당 혈류량이 많기 때문에 당 수치가 높은 혈액에 의한 손상에 취약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료를 받은 전체 인원은 32만8000명으로,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32.1%), 60대(31.7%), 50대(24.1%) 순이었다.

◇당뇨망막병증 증상
망막은 우리 몸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하는 기관으로,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조직이지만 혈관이 많이 있으면 혈관에 가려서 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제한된 혈관만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망막혈관은 당뇨가 생기면 약해지는데 크게 혈관이 없어지는 것(비증식성)과 혈관벽이 약해져 혈류 성분이 새는 것(증식성)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이 없어지면 결국 산소와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망막조직이 새로운 혈관인 신생혈관을 만드는데 이는 정상적인 혈관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터져서 출혈이 생기고 망막을 잡아당겨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혈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혈장 성분이 혈관 밖으로 새어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에 부종을 발생시키는 증식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증상이 잘 없지만 망막의 미세혈관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다 미세혈관에서 누출이 일어나 황반부에 부종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가 생기게 되고, 출혈이 생기면 시야에 검은 점들이 나타나거나 구름처럼 시야가 가리는 ‘비문증’이 나타난다. 또한 망막 상태에 따라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눈부심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이 더 심해지면 시야 중앙부가 검게 변하는 중심암점이나 실명이 발병되기도 한다.
이재범 대한안과의사회 회장(분당연세플러스안과 원장)은 “당뇨망막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진행을 막거나 완치가 어렵다”면서 “시력장애가 나타났을 때는 이미 초기단계를 지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시력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 치료
이처럼 당뇨망막병증은 조기 진단이 중요한데, 검안경으로 망막을 보는 안저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안저검사는 검안경이나 세극 등을 이용, 동공을 통해 안구 내 구조물을 확인하는 검사이다. 동공확장제를 투여해 동공을 넓힌 뒤 안구유리체, 망막, 맥락막, 시신경 유두 등을 눈으로 관찰해 망막, 맥락막, 시신경의 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 망막혈관과 망막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를 하기 위해 망막혈관촬영이나 망막단층촬영을 시행하기도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다. 초기 단계에선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치료에는 미세혈관이 사라진 주변부 망막을 레이저로 지지는 레이저 치료가 있다. 이렇게 하면 혈관이 폐쇄된 망막에서 신생혈관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 즉 혈관 내피 세포 성장 인자를 내보내지 않아 실명 위험이 높은 증식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리체에 출혈이 있거나 망막박리가 생긴 경우에는 실명을 막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하며, 최근에는 안구 내 주사치료를 많이 하는 추세이다. 주사치료는 혈관 생성인자를 억제하는 항체성분을 눈 안에 직접 주사하는 것으로, 흔히 황반부종이 있는 환자에 적용하는데 망막 혈관에서 피가 새는 것을 막고 신생혈관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당뇨망막병증 예방
노년의 삶에서 좋은 시력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혈당은 물론 혈압까지 잘 조절·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또한 금연과 금주는 물론 항산화제, 혈류개선제 및 혈관보호제 등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야채, 그리고 혈당에 영향이 적고 수분함량이 많지 않으며 소금이 적게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조기 발견을 위해 40세 이후부턴 주기적으로 안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재범 회장은 “당뇨망막병증은 평생 동안 병이 지속되는 질환은 아니고 적절한 치료에 의해 질병을 안정화시키면 장기적인 시력예후가 좋을 수 있는 병”이라며 “일단 당뇨병이 확인되면 증상이 없어도 즉시 안검사를 통해 눈에 출혈이 있는지, 부종이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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