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과연 건강에 유익한가?
비타민, 과연 건강에 유익한가?
  •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 승인 2017.04.07 13:51
  • 호수 5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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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7>

이종합 씨의 아침은 여느 직장인들과 같다. 울리는 알람을 끄고도 쉽사리 침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시계를 올려다보기를 몇 차례, 아직은 여유가 있다는 걸 확인하고는 마음속으로 ‘5분만 더’를 외친다. 그러다 더는 물러날 수 없는 시간이 오자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워 세수를 시작한다. 아침밥은 먹는 둥 마는 둥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건 나이 탓인지 체력 탓인지, 그도 아니면 날씨 탓인지 고민하다가 식탁 위에 있는 비타민 통에 눈이 간다. 물 한 모금에 비타민 한 알, 그의 아침이 활기차게 시작됐다.
비타민은 우리에게 활력을 더해주는 비밀의 묘약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을 포함한 동물체가 성장하고 활동하는 데 필요한 주된 에너지원은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이다. 반면, 주된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발육과 생리작용을 유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화학물질이 있는데 이것들을 통틀어 비타민이라 한다.
현재 비타민에는 지방성분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A, D, E, K와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₁, B₂, B₆, B₁₂, C, 니아신, 판토텐산, 엽산, 비오틴 등이 있다. 비타민이 부족한 경우에는 비타민의 종류별로 특유의 결핍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비타민 A가 부족하면 밤에 잘 보이지 않는 야맹증이, 비타민 B가 부족하면 다리가 붓는 각기병이 나타난다. 또한 비타민 C가 부족하면 출혈이나 피로, 권태감이 나타나는 괴혈병이,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구루병이 생길 수 있다.
최근 들어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같은 비타민을 챙겨 먹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마치 비타민이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맹신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비타민에 대한 몇 가지 오해와 진실을 밝혀보고자 한다.
첫째,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다? 주위를 보면 하루에도 여러 알의 비타민제를 복용하고 비타민 음료까지 챙겨 먹는 사람들이 있다. 비타민 C의 경우 과거에는 하루에 약 60mg을 섭취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1200mg 정도를 섭취해 항산화 효과를 얻자는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굳이 하루에 몇 차례씩 비타민제를 복용해 비타민 C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해왔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즐겨 먹는 김치가 있기 때문에 따로 비타민 C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둘째, 비타민 C가 동맥경화의 위험을 높인다? 최근 한 연구에서 비타민 C를 복용하면 경동맥의 벽 두께가 평균 2.5배까지 두꺼워진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로 인해 비타민 C가 동맥경화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오해를 받았는데, 이는 곧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영국의 유명한 심혈관내과 의사 카레이 박사는 동맥벽이 두꺼워진 것은 혈관 벽의 가운데 층, 즉 탄력조직층이 두꺼워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심혈관계가 튼튼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보고에 의하면 실제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오래 복용하면 혈관 벽의 탄력 조직층이 두꺼워져 동맥경화와는 정반대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셋째, 비타민 C가 암을 일으킨다? 2001년 비타민 C가 암을 유발한다는 기사가 국내 유명 신문에 게재된 바 있다. 이는 유명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기초한 것이었지만 정작 논문 어디에도 이 내용은 볼 수 없었다. 이 논문의 책임 연구자인 이안 블레어 또한 “절대 비타민 C가 암을 일으킨다고 말하지 마십시오”라고 밝힐 정도다.
그는 비타민 C가 우리 몸 안에 있는 상태가 아니라 시험관 안에 있을 때 DNA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단지 시험관에 비타민 C와 산화지방을 넣고 반응시켜 얻은 화학반응 결과를 발표한 논문일 뿐이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타민 C는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비타민 C는 항산화 효과로 암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이 점을 꼭 기억하도록 하자.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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