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인복지청 신설 대표 발의… 새 정부 들어서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노인복지청 신설 대표 발의… 새 정부 들어서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4.07 13:53
  • 호수 5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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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절도범 누명 쓰고 경찰에 매 맞는 이웃 보고 세상 바꾸려 국회의원 돼
12년째 보건복지위만 고집… 사회적 약자 보호, 갈등 해결에 대한민국 미래 달려 있어

양승조(58) 국회 보건복지위원장(4선‧더불어민주당)은 3월 30일, 국회에서 ‘백세시대’ 창간 11주년 기념 특별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노인복지청과 관련해 “여야 과반수가 찬성하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20대 국회에서 노인복지청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양 위원장에게서 노인복지청 진행 과정과 노인복지에 대한 철학을 들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어떤 상임위인가.
“하는 일이 방대합니다. 의학, 약학, 식품안전 등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어린이부터 장애인, 노인복지까지 총괄해서 법안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해 확정하는 일을 하지요. 이‧미용, 피부미용, 숙박, 목욕업도 우리가 관여합니다.”
-노인복지청이 어떻게 돼 가는지 궁금하다.
“제가 발의한 정부조직법이 통과돼야 합니다. 노인인구가 몇십만명씩 편입되는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노인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정부기관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당 차원에서도 동의합니다. 정부의 의지에 달렸어요.”
-정부에서 막고 있다는 뜻인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정부는 ‘작은 정부’였어요. 이게 또, 재정이 소요되는 것이라서 정부의 동의를 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20대 국회에선 가능할까.
“입법은 우리가 하지만 집행은 정부에서 하니까 새정부가 들어서면 보다 전향적으로 검토할 겁니다. 노인복지청을 만들더라도 완전히 독립된 부처가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외청 형태가 될 겁니다. 국가보훈처와 병무청의 관계처럼 말입니다.”

대한노인회는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노인복지 정책의 입안과 집행을 총괄하는 노인복지청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130만명의 청원을 받아 국회에 입법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후 여야 대표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노인복지청 신설을 적극 지지한다는 의사표명을 해왔다. 그러던 중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7월 4일, 인천월미문화관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제3차 이사회에 참석해 “19대 때는 노인복지청 외에도 다른 4개 청 설립에 대한 법안이 이미 올라가 있어 순서상 밀리다보니 법안 통과가 되지 않았고 어르신들에게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 20대 국회에선 희망이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노인복지의 현안이라면.
“폐지 줍는 어른이 40만명이 넘습니다. 노인 취업률이 세계 2위이고 그 중 70대의 취업률은 세계 1위에요. 어르신들이 일을 하는 목적이 자아실현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걸 안하면 부부가 살아갈 수 없어서에요. 노인빈곤을 줄여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단기와 중장기가 있어요. 단기는 기초연금으로 충당해주는 겁니다. 생계급여비를 받는 이들과 의료급여환자들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면 굶어죽거나 병들어 죽는 수밖에 없어요.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일부에선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률 최고’라는 통계가 잘못 됐다는 말도 하는데.
“재산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럴 수 있겠지만 5억원짜리 집을 가진 노인이 소득이 없으면 뭘 먹고 살겠어요. 방이라도 여러 개면 전세라도 놓겠지만 아파트 한 채라면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빈곤률은 소득 기준을 말하는 겁니다.”
-대선 후보들이 기초연금 3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내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준다고 했지만 말 그대로 빌 공자 공약(空約)이 돼버렸어요. 현재 55년생이 내후년 노인이 되는 수가 60만명이고 60년생은 무려 80만명이나 됩니다. 그들에게 30만원씩 주려면 몇조원의 돈이 필요합니다. 정당마다 공약은 걸어놓지만 어려운 문제에요.”
-자살률도 높다.
“1년에 65세 이상 목숨을 끊는 이들이 4000명이 넘어요. 압도적으로 세계 1위에요. 자살 이유는 50%가 경제적 이유이고, 그 다음이 질병입니다. 질병도 결국은 빈곤이에요. 암에 걸리면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목숨을 끊어요. 국가가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 양승조 위원장이 직접 써준 창간 축하 메시지. “백세시대! 창간 1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어르신들의 건강, 노후대비, 행복의 최고 길잡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충남 천안 출신의 양승조 위원장은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37회 사시에 합격해 잠시 변호사생활을 했다. 2004년 열린우리당 충남도당위원장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17‧18‧19‧20대 국회의원. 국회 의정활동 우수의원 공로패(2005~6년 연속)수상을 비롯해 12차례에 걸쳐 자랑스럽고 모범적이고 우수한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왜 국회의원이 되었나.
“중학교 때 이웃의 형이 절도범으로 몰렸어요. 경찰들이 몰려와 다짜고짜 무릎을 꿇리고 방망이로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어요. 어린 나이에도 이런 정권은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했고 나중에 크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세상을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보건복지위만 고집한다고 들었다.
“17대 전반 2년을 빼고 지금까지 12년째입니다. 장애인, 노인 등 사회적 약자, 저출산고령화, 소득양극화 문제…이런 걸 중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어요. 한 사람이라도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입니다.”
-입법 활동 중 기억에 남는 법안이라면.
“3년 전만 해도 노인틀니에 건강보험 적용이 안됐어요. 제가 18대 때 법률안을 발의해 통과시켰어요. 한국을 떠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연금을 받도록 해준 것도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3월 22일) 합의된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안에 대해 ‘직장인 자녀는 효자, 자영업자 자녀는 불효자로 만든다’며 불만이 여전하다.
“이번 합의로 600만명이 혜택을 봅니다. 피부양자도 소득이 3000만원을 넘으면 건보료를 내야 합니다. 합의를 본 것은 큰 의미가 있어요. 이번은 1차에요. 한 번에 100프로 만족할 순 없지요.”
-노인 나이 상향에 대해선.
“요즘 어르신들이 건강해서 (70세로)상향할 필요는 있지만 경제구조가 허락하지 않아요. 50대 초반에 은퇴해 70세까지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요. 그것이 먼저 해결돼야 해요. 쉽사리 안 됩니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생각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가 30만 개나 되지만 7~8년간 노인 수당이 늘지 않았어요. 민간의 노인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합니다. 반면에 청년실업과도 관련이 있어요. 손자는 일자리가 없는데 어르신만 챙기는 것도 그렇고요. 국민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을 통해 먹고살만한 여건이 돼야 합니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일단 건강을 잘 관리해야 본인에게도 좋고 국가적으로도 이익입니다. 어른으로서 사회를 안정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축적된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젊은이들을 위해 봉사도 좀 하면 좋겠지요.”
-국회의원 세비가 많다는 비판이 있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퇴직금, 연금이 없어요. 제가 국회의원을 12년째 하고 있는데 재산이 집 한 채와 보험 든 거 해서 4억원입니다. 늘 적자에요. 돈이 목적이었다면 변호사를 계속했을 겁니다. 입법 활동 지원이 부실해 입법부 질이 떨어져 행정부에 대한 견제가 잘 안되면 행정부 절대국가가 돼 최순실 사건 같은 일이 또 터집니다.”
-좌우명은.
“‘파란불에 건너고 빨간불에 선다’. 원칙을 지키자는 뜻입니다.”
-마라톤을 즐긴다.
“마라톤은 인생살이의 축소판이라서 좋아합니다. 첫째, 땀 흘린 만큼 보답을 하는 정직한 운동이고 둘째, 도전정신과 인내심, 위기 극복 능력이 필요하고 셋째, 완주했을 때의 성취감 면에서 그렇습니다.”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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