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자꾸 참으면 변비 불러… ‘신문 보며 볼일’ 안 좋아
대변 자꾸 참으면 변비 불러… ‘신문 보며 볼일’ 안 좋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4.07 14:20
  • 호수 5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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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증상과 치료법

잘못된 식습관‧노화 등이 원인… 배변 횟수 적거나 잔변감 등 증상 나타나
배변 시 너무 세게 힘주지 말아야… 생활 바꿔도 증상 계속되면 약물치료를

김수찬(59)씨는 최근 6개월 동안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 대변을 3일에 한 번씩 보는 것은 물론이고 한 번 화장실에 앉으면 변을 보는데 20분 이상 걸리는데 비해 양은 많지 않다. 또한 힘들게 배변을 해도 시원한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김씨는 “조금 차도가 있는 것 같다가도 또다시 며칠씩 화장실에서 힘만 주게 되고 소식은 없다”면서 “남들처럼 쾌변의 느낌을 가져보는 게 요즘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변비란 정상적으로 배변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사람마다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만성변비로 병원을 찾은 국내 환자는 2008년 48만5696명에서 2012년 61만8586명으로 5년간 30%가량 증가했다. 특히 70대 이상(27.6%)이 가장 많았고 9세 이하(25.8%), 50대(11.3%) 순이었다.

◇변비 원인과 증상
변비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식사횟수가 적고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을 때 변비가 생긴다. 또한 운동부족과 함께 억지로 변을 참는 습관이 있으면 배변반사가 억제돼 나중엔 변을 보는 것이 힘들게 된다.
노화에 따른 전반적인 신체기능 저하도 원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어 활동량이 줄고 식욕이 떨어지면 장의 활동도 약해지는데, 이때 체력 저하로 변이 직장까지 내려와 있어도 배변 시에 충분히 힘을 줄 수 없어 변을 내보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변비는 발생 양상에 따라 원인 규명이 가능한 ‘이차성 변비’와 원인이 분명치 않은 ‘원발성 변비’로 나뉜다. 이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당뇨병, 갑상선기능저하증, 고칼슘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과 파킨슨병, 척수병변 등의 중추신경계질환이 있다. 이 외에도 항경련제, 마약성 진통제 등의 특정 약물을 복용한 경우나 특정 정신질환 등이 변비를 유발한다.
원발성 변비는 대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대장운동이 약해 변을 밀어내지 못하면서 변이 장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대장무력형’과 변이 직장까지 내려오긴 하나 직장에 걸려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는 ‘항문폐쇄형’ 등이 있다.
조용석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소화내과 교수는 “노인에게 변비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신경계, 대사성 질환 등을 많이 앓고 있는 것과 더불어 운동과 섬유질 섭취 또한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만성질환으로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다 보면 장운동에 영향을 주고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변비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해 단지 배변 횟수만으로 변비를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통 일반적으로 △배변횟수가 일주일에 3회 이하인 경우 △배변 중 잔변감이 있고 과도하게 힘을 주는 경우 △변을 인위적으로 파내는 등 배변을 위한 조작이 필요한 경우 △딱딱하고 굳은 변이 나오는 경우 △항문이 꽉 막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우 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변비’로 진단할 수 있다.

◇변비 치료
그러나 단순히 ‘증상’으로만 여기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치질이다. 딱딱해진 변을 내보내기 위해 강하게 힘을 주는 과정에서 항문주위 조직이 변성돼 덩어리가 생기고 점차 밑으로 내려오면서 항문이 빠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또한 변을 보다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이 생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장암 등의 증상이 처음에는 만성변비처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대장이 보내는 위험신호를 무시하고 방치했다가는 병을 키울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전문가들은 적어도 1~2년 안에 한 번은 분변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변비는 원인에 따라 적절한 약물 복용이나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치료가 될 수 있다. 보통 변비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문이나 스마트폰을 들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또 변을 보고 싶을 때 자꾸 참으면 나중에 직장에 변이 가득 차 있어도 신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게 좋다. 또한 배변 시 강하게 힘을 주면 항문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힘은 되도록 주지 않는 게 좋다.
하루 8잔 이상의 물,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 규칙적인 식사 또한 기본이다. 이와 함께 몸을 움직이면 장도 함께 운동을 하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시간이 없다면 틈틈이 시간을 내 수시로 걷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같은 비약물요법을 4~6주간 실시했는데도 증상이 계속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보통 대변의 양을 늘려 변의를 느끼게 하는 ‘팽창성 하제’를 사용하고 효과가 없으면 수분을 끌고 나가는 ‘삼투성 하제’와 섬유질 섭취를 도와주는 ‘부피형성 하제’를 사용한다. 여기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장의 움직임을 증가시켜서 배변을 도우는 ‘자극성 하제’를 사용할 수 있다.
조 교수는 “배변이 어려울 때에는 변기 발밑에 15cm 가량의 받침대를 받쳐서 앉으면 고관절을 굴곡시킴으로써 보다 변을 보기 쉽게 할 수 있다”면서 “복부나 엉덩이 근육은 사용하지 않고 항문과 질(요도)을 조이는 ‘케겔운동’도 변비에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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