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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투입으로 기사회생한 ‘대우조선’… 뼈를 깎는 자구노력 병행해야
[566호] 2017년 04월 21일 (금)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대우조선해양의 자율 구조조정이 최대 고비를 넘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제시한 채무조정안을 국민연금공단이 전격 수용하면서다. 이에 따라 극심한 단기 유동성 위기 상황을 겪던 대우조선은 가까스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지난 4월 17~18일 열린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에서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등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조정안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초단기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나 본격 자율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됐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16일 투자위원회를 열고 산은의 채무조정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대우조선 회사채의 50%를 출자로 전환하고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하는 것이 조정안의 핵심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되 안 될 경우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로 간다는 원칙과 방식은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의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우조선은 2000억원에 달하는 기업어음(CP) 채권자들의 동의만 얻으면 이달 말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9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우조선은 해당 자금을 현재 건조중인 선박 및 사업운영비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을 수용함에 따라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은 회사채 금액의 절반으로 줄어들게 됐다. 그렇다고 수용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이 초단기 법정관리로 넘어가 손실 부담액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출자 전환율이 90%까지 올라가 회사채 회수율이 그만큼 떨어져서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우조선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약 1조3500억원이다. 국민연금은 이중 30%에 가까운 3900억원 어치를 들고 있다. 결국, 큰 틀에서 채무 재조정안을 받아들이되 산은과 협상을 벌여 손실을 최소화하자는 선택을 한 것이다. 삼성-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국민연금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정으로 대우조선은 3년간 회사채를 갚을 의무에서 자유로워지고 2015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지원받은 4조2000억원 가운데 남은 4000억원을 활용할 수 있어 당분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우조선은 급한 불을 끈 만큼 흑자 전환과 생존을 위한 몸집 줄이기 등 경영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2018년까지 5조3000억원에 이르는 자구계획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말 자구계획 이행률은 34%(1조 8000억원)였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거제 옥포·옥림단지, 오션플라자 등 부동산 매각 신속히 추진 △내년 말까지 자회사 대부분 조기 매각 △올해 전체 임직원의 임금반납, 무급휴직 등으로 전체 인건비 25% 추가 감축 △직영 인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9000명 이하로 추가 축소 등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정리 수준에 가깝게 구조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상선·특수선 중심으로 효율화하고 적자 주범이던 해양플랜트 사업은 기존 수주 잔량 인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신규 수주는 해양금융종합센터에서 수익성을 확인한 건에 한해 수주해 저가 수주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경영 정상화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자구계획의 철저한 이행과 신규 수주, 납기 준수를 통한 재무 상태와 실적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세계 조선시장의 장기 불황상태이다. 이는 신규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우조선의 앞날이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외부 환경이 악화되는 만큼 내부의 자구 노력 중요성은 더 커졌다. 구조조정 강도는 한층 더 세져야 하며, 고질적인 고비용 구조에서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사즉생의 각오로 스스로 희생해야만 재기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피나는 수주노력을 벌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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